매일신문

정년연장 논의 본격화…기업 10곳 중 7곳은 부담

30일 오전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앞에서 대한민국공무원노동조합총연맹이 개최한 기자회견에서 참석자들이 공무원 노후 소득 해소와 정년 연장을 촉구하는 팻말을 들고 있다. 연합뉴스
30일 오전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앞에서 대한민국공무원노동조합총연맹이 개최한 기자회견에서 참석자들이 공무원 노후 소득 해소와 정년 연장을 촉구하는 팻말을 들고 있다. 연합뉴스

정년 연장 논의가 본격화되는 가운데 산업계에서는 경영 부담이 가중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가 여론조사기관 리서치앤리서치에 의뢰해 종업원 300인 이상 국내 기업 121곳의 인사 노무 담당자를 대상으로 '고령자 고용정책에 관한 기업 인식 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 기업의 67.8%는 정년이 연장될 경우 경영에 부담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기업 10곳 중 7곳은 정년 연장의 부작용에 대해 체감하는 것이다.

정년 연장이 경영에 부담이 된다는 기업들은 '연공·호봉급 체계에 따른 인건비 부담 가중'(26.0%)을 가장 많이 꼽았다. 이어 '조직 내 인사 적체 심화'(23.2%), '청년 신규 채용에 부정적 영향'(19.3%), '고령 근로자의 생산성 감소'(16.6%) 등이 뒤를 이었다.

현재 대통령 직속 경제사회노동위원회가 계속 고용제도에 대한 논의를 진행하고 있으며 내년 1분기까지 결과를 도출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국민의힘 역시 이날 정년을 65세까지 단계적으로 연장하는 방향으로 '고용상 연령차별금지 및 고령자고용촉진에 관한 법률' 개정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계속 고용제도가 시행될 경우 어떤 방식을 선호하느냐는 질문에는 응답 기업의 71.9%가 '퇴직 후 재고용'을 택했다. 퇴직 후 재고용을 선호하는 이유는 '재고용에 따른 고용유연성 확보'(35.2%), '전문성, 희망자 등 일정 기준에 적합한 근로자만 계속 고용 가능'(25.8%), '고령 근로자의 생산성에 연계해 임금수준 조정 가능'(24.5%) 순으로 집계됐다.

실제 인력난이 심한 지역 산업계에서도 정년이 지난 이후 재취업을 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 대구 성서산업단지 차부품 전문 A사 관계자는 "숙련공의 경우 정년 이후에도 근무를 희망하는 분들이 많다. 현장 인력을 구하기 힘든 입장에서 재취업을 통해 계속 고용을 하는 것이 서로에게 도움이 되는 방향"이라고 했다.

대구지역 섬유업체 B사 대표는 "고령 인력을 채용하는 것도 대안이 될 수 있지만 임금체제를 그대로 적용하긴 힘들다. 업종, 기업 규모 등을 고려해 가이드라인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상호 한경협 경제산업본부장은 "고령자 고용기업 혜택 확대, 직무 가치·생산성 등을 반영한 임금체계 개편 등을 통해 고령 인력을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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