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세풍] 윤석열 대통령의 선택은?

서명수 객원논설위원(슈퍼차이나연구소대표)
서명수 객원논설위원(슈퍼차이나연구소대표)

문재인 정권의 월성 원전 1호기 폐쇄(閉鎖)는 과학적 근거 없이 제작된 탈원전 영화 한 편으로부터 비롯됐다. 영화는 사실 정치 선동(煽動·프로파간다)의 수단으로 탄생, 비약적으로 발전했다. 현실을 차용하거나 현실을 빙자한 '가상현실 세계'인 영화에 대한 몰입은 자칫 영화와 현실을 구분하지 못하게 하기 때문이다.

근현대사 최고의 선전선동 정치가는 히틀러였다. 히틀러를 위대한 지도자로 만들기 위해 나치 독일 선전 장관 괴벨스는 영화와 라디오 등의 대중 매체를 효과적으로 활용했다. 괴벨스는 당시 고가의 라디오를 각 가정에 보급하기 위해 국가보조금을 세계 최초로 지급했다. 이를 통해 나치 체제의 우월성을 각인(刻印)시키고 정기적으로 히틀러가 직접 육성으로 라디오 연설을 하게 하고 온 국민이 청취하도록 했다.

선동은 인간의 판단을 흐리게 만들어 조작된 사실을 진실로 착각하게 만든다. 소련, 중국, 북한 등 사회주의 국가들도 선전선동을 가장 중요시했다. 체제 우월성 선전과 스탈린, 마오쩌둥(毛澤東), 김일성 등 최고 지도자 우상화를 실현하는 최고의 도구가 선전선동이었다. 괴벨스의 말은 오늘날에도 통용되는 선전선동의 법칙이 되기도 했다. '거짓과 진실의 적절한 배합이 100%의 거짓보다 더 큰 효과를 낸다' '분노와 증오는 대중을 열광시키는 가장 강력한 힘이다' '위기를 성공으로 이끄는 선전이야말로 진정한 정치 예술이다' 등이 그것이다.

이런 괴벨스의 선전선동술을 활용하는 세력들이 우리 사회에 존재한다. 이명박 정부 때의 광우병 사태는 대중의 공포(恐怖) 심리를 활용한 대중 선동이 성공한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박근혜 전 대통령을 탄핵으로 몰아간 최서원(최순실)의 태블릿PC와 국정 농단 사태도 마찬가지다.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사태도 마찬가지였고 윤석열 정부 들어서 벌어진 후쿠시마 오염 처리수 해양 투기 반대 시위도 야권의 거짓 선동이었다.

그래도 그들은 선동을 멈추지 않는다. 대선 과정에서부터 시작된 김건희 여사에 대한 쥴리 의혹 공세는 김 여사를 이 정부의 가장 약한 고리로 만드는 데 성공했다. '청담동 술자리' 의혹 역시 명백한 가짜 뉴스임이 드러났지만 그들은 선동을 멈추지 않는다. 급기야 좌파 진영의 괴벨스로 불리기도 하는 유시민은 윤 대통령을 '도자기 상점 안에 들어간 코끼리'라는 표현으로 조롱(嘲弄)하면서 탄핵을 선동하고 있다.

그러나 야권의 선동 빌미를 제공한 것은 윤 대통령 부부임이 간과돼선 안 된다. 김 여사의 언행이 끊임없이 구설에 오르내리는 등 야권이 공격하는 약한 고리로 존재하고 있는데도 선제 대응은 고사하고 적극적 방어도 하지 않았다. 법률적인 문제를 떠나 국민 정서(情緖)의 문제라는 것을 여권 핵심부는 간과하고 있다.

민주당이 윤 대통령의 육성 녹취록을 폭로하면서 정국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전야를 방불케 하듯 요동치고 있다. 괴벨스보다 더 뛰어난 선동가가 나오더라도 그들의 선동은 잠시 대중의 마음을 사로잡았다가 사라지는 봄바람 같은 허깨비일 뿐이다. 선동에 대응하는 가장 강력한 무기는 팩트와 진정성이다. 정치적 위기는 정치적 기회가 될 수 있다. 바닥으로 떨어진 지지율은 반등하기 마련이다. 윤석열 대통령이 선택할 시간이다. 대통령이 해야 할 일은 상처받은 국민들의 마음을 어루만지며 달래 주는 것이어야 한다. 현실을 직시하고 정면 돌파하고자 하는 대통령의 의지를 기대한다.

서명수 객원논설위원(슈퍼차이나연구소대표) diderot@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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