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은 영부인 김건희 여사 관련 의혹과 지난 대통령선거 과정에서 명태균 씨 역할 등에 대해 국민에게 소상하고 충분하게 설명하는 자리를 7일 갖는다.
오는 10일 임기반환점을 맞아 더 이상 야당의 근거 없는 정치공세에 끌려 다닐 수는 없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북한의 러시아 파병 등으로 한반도를 둘러싼 안보환경이 심상치 않고 박빙으로 치러지고 있는 미국의 대통령선거 결과가 우리 경제에 미칠 파장 등을 고려하면 임기 전반기에 맞닥뜨린 악재를 일단락 지으려는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대통령실은 7일 오전 10시 대통령실에서 기자회견을 가질 것이라고 4일 밤 예고했다. 이번 기자회견은 지난 5월과 8월에 진행한 대국민 담화·회견과 달리 윤 대통령이 기자들과 자유로운 질의응답을 통해 제기되는 모든 현안에 대한 입장을 밝힐 것이라고 대통령실은 설명했다.
윤 대통령은 시간이나 질문 분야·개수 등에 제한 없이 다양한 질문에 답할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지난 두 차례 대국민 담화·회견은 윤 대통령이 집무실에서 20분 이상 국정 성과 위주 담화를 발표한 뒤 브리핑룸으로 이동해 정치·외교·사회·경제 등 분야를 나눠 기자들과 질의응답을 하는 형식이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5일 언론 공지에서 "일문일답을 통해 국민이 궁금해하는 모든 사안에 대해 소상히 설명해 드릴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기자회견은 정치현안에 대한 질문이 주를 이룰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야당이 거듭 특검법을 발의하며 영부인에 대한 공세의 고삐를 늦추지 않고 있고 최근 불거진 이른바 '명태균 파동'에 대한 국민적 의구심도 적지 않기 때문이다.
여권 핵심 관계자는 "인위적으로 조절하지 않으면 기자회견 시간의 상당 부분이 야당이 제기한 의혹에 대통령이 해명하는 모습으로 채워질 것"이라며 "대통령실의 치밀한 준비와 윤 대통령의 개인기가 시너지효과를 내 국민적 호응으로 이어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애초 대통령실은 미국 대통령 선거, 우크라이나 전쟁, 다자외교 일정 등을 고려해 이달 말 대국민 기자회견을 검토 중이었다. 하지만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4일 윤 대통령과 면담에서 "가급적 국민 소통 기회를 일찍 가져달라"는 취지로 건의했고 대통령실 참모진도 같은 의견을 내면서 윤 대통령이 용단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여당 관계자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법원으로부터 유죄판결을 받은 후 윤 대통령이 국민 앞에 서면 더 쉽게 분위기를 반전시킬 수 있겠지만 이번에는 윤 대통령이 특유의 승부사 기질로 난마처럼 얽힌 정국을 '고르디우스의 매듭'을 풀 듯 정면 돌파하겠다는 의중을 표출한 것"이라고 말했다.
대통령실은 이번 회견이 윤 대통령과 김 여사 관련 의혹 해소에 기여해 후반기 국정 동력의 계기가 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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