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기고] 대구 취수원 안동댐 이전, 이번에는 반드시

배헌균 계명대 환경공학과 교수

배헌균 계명대 환경공학과 교수
배헌균 계명대 환경공학과 교수

낙동강은 우리나라에서 수질오염 사고의 대표 주자라 불러도 무방할 것이다. 환경에 대한 인식이 매우 낮았던 1990년대 초 대구 지역뿐만 아니라 전국으로 환경오염에 대한 경각심을 불러일으킨 소위 '페놀 사건'이 발생한 곳이 바로 낙동강이며 페놀 사건 이후에도 1,4-다이옥산이나 퍼클로레이트 같은 1급 발암물질이 지속적으로 검출되는 곳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수질오염 사고는 주로 구미와 대구 사이의 구간에서 집중적으로 발생하고 있는데 이러한 오염물질들의 발생원은 구미의 국가산단이라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대구시에서 오랜 시간 취수원을 구미 국가산단 폐수처리장 방류수가 유입되는 지점보다 상류로 옮기려는 노력에는 바로 이런 배경이 있다. 구미 국가산단에서 어떤 물질이 언제 배출될지 모르는 상황에서 하류 지점인 강정고령보에서 대구 시민의 수돗물 약 70%에 해당하는 상수 원수를 취수하는 것 자체가 위험천만함에도 불구하고 지난 십수 년간 취수원 이전 문제는 난항을 거듭하며 실현되지 못했다.

이에 대구는 취수원을 구미 상류보다 훨씬 더 상류인 안동댐의 직하류를 이용하는 맑은물하이웨이 사업을 추진하게 되었다. 이는 구미 상류 해평취수장에서 물을 공급받는 것보다 훨씬 안전한 방안이다. 그리고 안동시의 경우 대구의 취수원 이전 제안을 흔쾌히 수용하였고 이후 올해 7월 환경부 장관을 비롯하여 이해당사자인 양 시장이 공동으로 사업을 공식화하는 등 신속하게 사업이 추진되고 있으나 여전히 일부 시민 단체가 안동댐의 물은 중금속으로 오염이 되었다는 이유로 맑은물하이웨이 사업을 또다시 반대하고 있다.

실제 안동댐 퇴적층의 경우 상당량의 중금속이 검출되었으나 정작 수체에는 중금속이 검출되지 않거나 기준치 이하를 보인다.

안동댐이 곧 건설 50주년을 맞이하는 점을 감안하면 지난 50여 년에 가까운 시간 동안 지속해서 여러 물질이 침전하였기 때문에 퇴적층 내 중금속을 비롯한 각종 오염물질의 수치가 높게 나오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문제는 이러한 오염물질이 정말 안동댐 물로 용출되어 나오느냐는 것인데 앞서 언급한 것처럼 수체에서는 그러한 오염물질들이 검출되지 않거나 기준치 이하로 나타나고 있다.

퇴적층 내 오염물질이 수체로 다량 용출되기 위해서는 퇴적층이 주기적으로 격렬하게 재부상해야 하는데 이런 경우는 수심이 얕은 하천에 폭우가 왔을 때나 가능한 이야기이고 수심이 40~50m인 안동댐의 경우 거의 불가능한 일이다.

또한 안동댐의 직하류는 안동댐 상부층 물이 유입되기 때문에 중금속이 포함될 경우는 희박하고 설령 일부 오염물질이 유입되더라도 안동댐의 경우 12억 톤(t)의 물을 저장하고 있어 충분히 희석되기 때문에 수질오염을 이유로 안동댐으로의 대구 취수원 이전을 반대하는 논리는 전혀 과학적 근거가 없는 억지 주장일 뿐이다.

강은 흐른다는 본질을 이해한다면 취수원 이전이 안동에 피해를 주는 상황이 아니라는 것을 누구나 바로 알 수 있다. 취수원 이전의 문제를 특정 지역에서 마치 자신들의 영역 안에 고여 있는 물을 나눠 주는 것 같은 주장을 하는 과오를 반복하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대구 역시 대승적 차원에서 흔쾌히 찬성해 준 안동시를 위해 상생할 방안을 적극적으로 모색하여 취수원 이전이 두 지역의 상생발전을 이끌어 갈 수 있는 미래지향적인 사업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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