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기, 너 앉아서 하염없는 노을이다/떠나는 사람 향해 무릎 꿇던 간곡함/이 저녁 미동도 없는 어스름으로 스며든다//거기, 너 앉아서 하염없는 어둠이다/꽃망울 터지는 소리 아프게 들으며/저만치 멀어져 가는 숨결 짐작한다//거기, 너 앉아서 하염없는 슬픔이다/목젖을 짓누르는 눈물이 시가 되는/이 슬픔 견뎌 보기에 참 괜찮은 저녁이다('그 저녁에' 전문)
2005년 본지 신춘문예로 등단한 이경임 시조시인이 2024년 대구 문화예술진흥원 문학작품집 발간 지원 사업에 선정돼 시조집 '나의 사소한 연대기'를 출간했다.
총 4부로 구성된 이번 시조집에서 그는 슬픔을 미묘한 아름다움과 독특한 상상력으로 승화시켜 삶을 강인하게 견인해가는 모습의 이미지로 나타냈다. 이번 시조집은 그 속에서 오래도록 아픔을 누르며 직조한 슬픔과 그리움의 연대기로 독자들에게 감동을 안긴다. 그에게 글쓰기란 미학적 글쓰기이자 섬세하게 꿰는 개인사다. 그는 씀으로써 자신을 정화한다.
타고난 언어 감각으로 문단의 주목을 받은 그는 2011년 한국시조시인협회 신인상을 수상하고 '코로나19, 예술로 기록' 아르코 지원금을 받았다. 첫 시조집으로 '프리지아 칸타타'를 펴냈고, 대구를 거점으로 활동하는 동인과 '청라'를 발간했다. 128쪽, 1만2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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