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기고] 겨울철 화재 예방, 우리 모두의 작은 실천이 중요하다

우병욱 대구서부소방서장

우병욱 대구서부소방서장
우병욱 대구서부소방서장

겨울철은 다른 계절에 비해 화재 발생 가능성이 높은 시기다. 겨울철에는 가족들이 실내에서 보내는 시간이 늘고, 전열기구 사용도 급증하기 때문이다. 날씨가 건조해지는 것도 화재 위험을 높인다.

실제로 최근 5년간의 화재 통계를 살펴보면 겨울철 화재가 연간 화재 중 약 27%를 차지하고 있다. 특히 사망자 비율이 34%로 높게 나타난다는 점은 겨울철 화재가 다른 시기의 화재보다 큰 피해를 줄 수 있음을 시사한다. 우리 사회가 겨울철 화재 예방에 더욱 매진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화재를 예방하고 인명피해를 줄이기 위한 노력 중 가장 기본적인 것은 가정과 사업장에 소화기와 화재경보기를 비치하는 일이다. 이러한 기본 시설은 화재 발생 시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중요한 '안전장치'다.

소화기는 화재 발생 초기 화재 진압에 매우 유용하게 활용되고, 화재경보기는 화재 발생 시 이를 빠르게 감지해 사람들에게 알림으로써 신속한 대피를 도울 수 있다. 추가적으로 차량에도 소화기를 준비해 언제 어디서나 화재에 대비할 수 있도록 하는 준비가 필요하다.

전열기구와 난방기구 사용 시 기본적인 안전 수칙을 철저히 지키는 것 또한 중요하다. 우선, 전기기구를 사용하기 전에는 플러그와 전선의 상태를 반드시 점검해야 한다. 전선이 손상되거나 벗겨진 경우 화재 위험이 높기 때문에 사용하지 않고 즉시 교체해야 한다.

아울러 여러 전열기구를 동시에 사용할 때는 전선 과열로 화재가 발생할 위험이 있어 주의해야 한다. 과열현상을 예방하려면 각 기구를 다른 멀티탭‧콘센트에 연결하는 것이 좋다. 또한 난방기구를 사용하지 않을 때는 전원을 완전히 차단하는 습관을 들여야 불의의 피해를 막을 수 있다. 이 같은 작은 실천들이 모이면 결국 화재 예방 결과에서 큰 차이를 만들어낸다.

노후 가전제품에서 화재가 발생하는 사례가 꾸준히 증가세를 보이는 점에도 주목해야 한다. 오래된 전자제품은 부품이 닳아 쉽게 과열되거나 전선이 손상되기 때문에 화재 위험을 높일 수 있다. 사용한 지 오래된 김치냉장고, 전기장판, 히터 등은 고장이 화재로 이어지는 경우가 비교적 잦기에 유념해야 한다.

특히 노후화된 난방용품은 화재 발생 시 큰 피해를 야기하므로, 사용 전 반드시 안전 점검을 받아야 한다. 노후 가전제품을 사용하기 전에 리콜 대상에 해당되는지 확인하는 것도 피해를 줄일 수 있는 방법이다.

겨울철에는 실내에서 보내는 시간이 늘어나는 만큼, 가족들과 함께 화재 발생 시 대피 계획을 미리 세워두는 게 바람직하다. 화재 발생 시 혼란을 줄이고 안전하게 대피하기 위해선 ▷피난시설 조사 ▷피난 도구 구비 ▷대피로 설정 등을 마치고 대피 훈련까지 이어가보는 것이 좋다.

대피 계획은 가정별 특징에 따라 조금씩 달라질 수 있다. 예컨대 노약자가 있는 가정은 이들의 신속한 대피에 주안점을 두고 계획을 세워야 하고, 가족의 수나 구성을 고려해 대피 시의 역할을 분담해야 하는 식이다.

화재는 작은 실천만으로도 충분히 예방할 수 있는 재난이다. 일상에서 몇 가지 안전 수칙을 지키는 게 어쩌면 사소한 일처럼 여겨질 수도 있지만, 사실은 그것이 화재를 예방할 수 있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다. 모두가 조금씩만 노력한다면 화재로부터 안전한 사회를 만들 수 있다. 이번 겨울에는 우리가 지킨 작은 원칙들이, 사회의 큰 안전을 지킬 수 있길 온 마음으로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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