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특수활동비·특정업무경비 '전액 삭감' 예산안…법사위 통과

검찰 특수활동비 80억원·특정업무경비 506억원 전액 삭감…감사원도 예산 삭감
野 "특활비 내용 체출, 충분한 소명 요구했으나 자료 미제출"
與 "이재명 수사 검사 탄핵 이어 보복성 예산 삭감…검찰 활동 마비"

박성재 법무부 장관이 8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법무부와 감사원, 대법원 등 소관기관 6곳의 2025년도 예산안 등을 심사·의결하는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해 천정을 바라보고 있다. 연합뉴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는 검찰의 특수활동비와 특정엄무경비 등을 전액 삭감하는 내용의 내년도 예산안을 여당 위원들이 퇴장한 가운데 야당 주도로 통과시켰다.

법사위는 이날 전체회의에서 법무부와 감사원, 대법원 등 소관 기관 6곳의 2025년도 예산안을 심사·의결했다.

법사위는 법무부의 검찰 활동 등을 위한 특수활동비 80억900만원과 검찰청의 특정업무경비 506억원 등을 전액 삭감했다.

감사원의 특수활동비 15억원과 특정업무경비 45억원도 예산안에서 제외됐다. 법무부 소관 예산은 487억3천900만원이 순감됐다.

민주당 측은 특활비와 경비 사용 내역을 투명하게 심사할 필요가 있으나, 피검 기관들이 이러한 자료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장경태 민주당 의원은 예산 소위 심사 결과 보고에서 "특활비와 경비 세부 내용 제출을 요구하며 충분한 소명이 없으면 전액 삭감하겠다는 방침을 여러 차례 밝혔으나, 검찰과 감사원은 자료를 내지 않았다"메 "이렇게 특혜와 예외가 많은 부처는 없을 것"이라고 했다.

이에 여당은 예산 삭감으로 검찰 활동이 마비될 것이라고 반발했다.

장동혁 국민의힘 의원은 "특정 기관의 특정 업무에 대한 예산 전액 삭감은 국민들 보기에도 대단히 감정적인 결정이 혼재돼 있다고 오해할 수밖에 없다"며 "납득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같은 당 주진우 의원은 "이재명 대표를 수사했던 검사들을 탄핵하는 데 그치지 않고 보복성으로 예산을 다 깎은 것"이라며 "민주당이 검찰청을 아예 없애겠다는 자신들의 주장을 예산 심사를 통해서 실현하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송석준 의원 역시 "특활비 전액 삭감은 만행으로, 검찰 활동을 마비시키는 것"이라며 "예산안을 전면 재검토해 정상화하자"고 했다.

예산안 의결 후 정청래 법사위원장은 "검찰에서 오늘 아침 특수업무경비 내역을 가져왔다"며 "예결소위에서 검토되지 않았으나, 예결소위 위원들이 검토해보겠다. 일단 자료를 제출해 달라"고 했다.

이어 "여야 소위원들이 간담회 형태로 소위를 열어 예산이 필요하다고 인정이 되는 업무는 법사위원들과 숙의를 해서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예산이 증액될 수도 있도록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박성재 법무부 장관은 "여기 검찰(공무원)을 역임하신 분들이 많을 텐데 (검찰이) 그렇게 엉망으로 돈을 쓰고 집행하지 않는다. 잘 좀 이해해달라"고 말했다.

최재해 감사원장은 "특정업무경비 관련 자료 요구를 받은 게 지난주로 준비할 시간이 부족했다. 자료를 제출하면 재고해달라"고 했다.

예산안은 예산결산특별위원회의 종합심사와 본회의 의결을 거쳐 확정된다.

8일 오전 법무부와 감사원, 대법원 등 소관기관 6곳의 2025년도 예산안을 심사·의결하는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한 국민의힘 유상범(왼쪽) 간사를 비롯한 여당 의원들이 더불어민주당 소속 정청래 위원장에게 의사진행 발언 등을 요구하며 항의하고 있다. 연합뉴스

8일 오전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국민의힘 유상범(왼쪽) 간사를 비롯한 여당 의원들이 법무부와 감사원, 대법원 등 소관기관 6곳의 2025년도 예산안 처리에 반발하며 표결 직전 퇴장하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