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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트럼프 시대] 미국 가스 장기계약 체결 가능성 관심 쏠려

트럼프 집권에 실적 개선 기대되는 정유업계

액화천연가스 추진 컨테이너 선박. 연합뉴스
액화천연가스 추진 컨테이너 선박.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당선됨에 따라 우리 정부가 대미 무역수지 균형 개선을 위해 액화천연가스(LNG) 중심의 미국산 에너지원 수입 확대 방안 검토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당선인이 미국 무역 적자 해소를 통한 경제 재건을 핵심 공약으로 내건 만큼 역대 최대 수준의 무역 수지 흑자를 낸 한국을 향한 무역 압력이 거세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기 때문이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트럼프 정부의 재출범을 앞두고 공공·민간 차원의 원유와 가스 등 미국산 에너지 수입을 늘릴 다양한 실행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정부는 트럼프 정부 출범 후 무역 수지 흑자를 내는 한국에 대한 통상 압력을 가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예상해 효과적인 대응 방안으로 미국산 에너지 수입 확대를 염두에 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입장에서 보면 한국은 8대 무역 적자국이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대미 무역수지 흑자는 역대 최대 규모인 444억달러를 기록했다. 올해도 1~9월 399억달러의 흑자를 기록해 최대 실적이 예상된다.

화석연료 수입 확대는 트럼프 당선인 핵심 경제 공약인 '화석연료 부활'과 그 궤를 함께한다.

앞서 한국 정부는 지난 2019년 트럼프 정부 당시에도 민관 차원의 미국산 에너지 수입 확대 조치를 취한 바 있다. 당시 한국 정부는 방위비 압박을 가하던 트럼프 정부와 2025년부터 15년 동안 연간 LNG 158만톤(t)을 수입하는 계약을 맺기도 했다.

이 같은 상황을 두고 업계에서는 현재 가스 도입선 다변화 여지가 있는 한국가스공사의 역할에 주목하고 있다. 한국가스공사는 올해 말이면 1990년대부터 추진해 온 카타르, 오만과 연간 총 연간 898만t 규모의 장기 계약을 만료한다. 내년부터 대체 장기 계약 물량이 358만t인 점을 감안하면 줄어든 540만t은 신규 계약을 맺을 수 있는 셈이다. 현재 감소한 장기 계약분 가운데 연간 400여만t은 3~15년 기간의 단기·주기 계약으로 LNG를 채우는 등 유연성을 강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가스공사 관계자는 "차후 상황이 어떻게 변화할지 예측하기 어렵다. 현재 단계에서는 검토하고 있는 것이 없다"고 말했다.

트럼프 정부의 화석연료 지지 정책으로 국내 정유업계는 실적 개선을 기대하고 있다. 트럼프 정부가 본격 출범하면 저유가로 인해 SK이노베이션, GS칼텍스, HD현대오일뱅크, 에쓰오일 등의 국내 정유사들은 일시적 재고평가손실이 예상되지만, 장기적으로 정제마진이 상승하면서 수익성이 개선될 것이란 기대가 높다.

법무법인 지평은 최근 "친환경 투자 부담 축소가 국내 정유업계에 우호적인 영업환경을 제공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한국신용평가도 "석유 제품 수요가 장기화하면 한국의 정유산업은 안정화된다"며 "매출채권과 재고자산이 감소하고 현금 흐름이 개선되면서 국내 정유사들의 재무 부담도 완화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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