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남대 졸업생들이 학교 교정에 설치된 박정희 전 대통령 동상에 계란‧밀가루 등 오물을 투척해, 경찰이 진상 조사에 나섰다.
영남대 민주동문회 회원 40여명은 10일 오후 경북 경산시 영남대 박정희 동상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박정희는 영남대 설립자가 아닌 강탈자다. 영남대는 친일, 독재자의 동상을 캠퍼스에서 즉각 철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대학은 학내‧외 반대 여론에도 학내 구성원들에게 알리지 않고 박정희 동상을 설치했다. 참담한 심정을 금할 수 없으며 영남대 본부와 최외출 총장은 동상을 즉각 철거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동상을 향해 계란 4개와 밀가루를 뿌린 뒤, 검은색 천막으로 동상을 덮고 민중가요인 '임을 위한 행진곡'을 불렀다.
이 과정에서 대학 측의 신고를 받은 경찰이 출동했다. 이날 기자회견은 사전에 신고되지 않았다. 기자회견이 끝날 때까지 별다른 충돌은 발생하지 않았다.
경찰 관계자는 "신고되지 않은 불법집회다. 대학 쪽에서 사유지 내 집회 참가자들을 내보내 달라고 신고했다"며 "향후 입건 여부는 대학 측에서 결정할 문제"라고 했다.
한편, 박 전 대통령 동상은 영남대가 개교 77주년을 맞아 지난달 23일 교정 내 천마아너스파크에 설립했다. 30㎝ 기단에 '설립자 박정희 동상'라는 글귀가 새겨진 이 동상은 높이 2.5m 가로‧세로 각 0.8m 규모다. 이돈 영남대 미주연합총동창회장이 지난 4월 동상제작 비용을 전액 기부해 건립이 추진됐다. 동상 왼쪽에는 국민교육헌장 전문이, 오른쪽에는 박 전 대통령의 약력이 소개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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