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교육청은 '따뜻한 경북교육, 세계교육 표준으로'라는 비전 달성을 위해 불철주야 노력하고 있다.
하지만 4만여 경북교육가족이 교육정책 추진을 위해 움직이다 보면 불가피하게 오류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
이런 오류를 지적하고 바로 잡도록 대안을 제시하는 것이 바로 경북도의회 교육위원회(이하 교육위)의 주된 업무 중 하나다. 지난 7일부터 오는 20일까지 경북교육청에 대한 행정사무감사를 시작한 교육위는 경북교육의 성장을 위해 다양한 현안에 대해 날카로운 지적을 이어오고 있다.
매일신문은 이번 계기를 통해 개선이 필요한 경북교육의 문제점과 대안에 대해 짚어본다.
◆공무 국외연수 관리 부실… 출장 심사에 외부위원 참여 필요
경북도의회 조용진 교육위 부위원장은 경북교육청의 부실한 공무 국외연수에 대해 지적과 시정을 요구했다.
최근 2년간 경북교육청 소속 공무 국외연수 현황 자료에 따르면 교원은 67건, 1천212명이 56억8천613만1천원을 지출했고, 지방공무원은 40건 202명이 9억133만3천원을 사용한 것으로 집계됐다.
현행 규정에서는 공무원이 국외연수 시 습득한 지식 또는 기술을 관련 직무분야에서 충분히 활용할 수 있도록 하고자 귀국 30일 이내에 출장보고서를 제출, 15일 이내에 출장계획서 및 보고서를 인사혁신처 국외출장연수정보시스템, 경북교육청 홈페이지에 등록, 공개하도록 하고 있다.
하지만 경북교육청에 게시된 2024년 국외출장보고서는 전체 비공개로 처리돼 이에 대한 공개가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조 부위원장이 비공개 된 경북교육청의 출장보고서를 타 기관과 비교한 결과 그 수준이 매우 미흡했다고 평가했다.
교육위는 경북교육청의 국외출장심사가 내부위원 중심의 100% 서면심사로만 이뤄진 데 대해서도 우려를 제기했다. 지난해 1월 1일부터 지난 8월 31일까지 진행된 150건의 국외출장은 모두 100% 서면 심사로 진행됐고, 이 중 114건은 외부위원 없이 내부위원 7명만이 심사한 것으로 드러났다.
내부위원은 부교육감, 교육국장, 행정국장, 감사관, 유초등교육과장, 중등교육과장, 총무과장 등 7인으로 구성된 내부자이기에 국외연수의 적합성, 타당성, 적정성 검토가 실제로 진행될 수 있도록 외부위원이 반드시 참여하도록 규정을 개정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 조 부위원장의 주장이다.
조 부위원장은 "사기 진작이라는 취지로 해외를 다녀오면서 수십억원의 혈세가 낭비되는 일이 없도록 국외출장심사위원회 구성과 운영, 출장계획서의 사전 검토, 출장보고서의 심사, 공개가 철저히 이뤄져야 한다"며 "전반적인 점검을 통해 관련 규정 개정 등 제도개선이 필요한 부분을 적극적으로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경북학교안전공제회, 위법·방만 운영 등 총체적 난국
올해 행감에서 경북학교안전공제회에 대한 신랄한 비판이 쏟아졌다. 기금 조성과 수당 지출, 운영 규정이 상위법 등을 모두 무시한 상태에서 운영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학교안전공제회는 학교에서 일어나는 안전사고를 예방하고, 교육 활동 중에 발생한 사고에 대한 보상을 담당하는 기관이다. 이곳은 학교에서 발생하는 불의의 사고를 대비해 '지방자치단체 기금관리기본법'에 의거해 해마다 학교안전공제기금을 조성하고 있다.
그러나 지난 2007년 관련 기금 설치 이후 해당 기금에 대한 계획과 결산보고를 이를 심의해야 할 의회에 단 한 번도 의결 받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교육위 김경숙 도의원은 경북학교안전공제회가 예산과 수당 지출이 투명하지 않다고도 지적했다.
김 도의원은 "공제회 이사장의 관리 수당은 지난해까지 월 150만원이었지만 올해 월 230만원으로 53% 인상됐지만, 갑작스러운 인상에 대한 명확한 근거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며 "공제회 이사장은 관리 수당과 이사회 수당 등으로 해마다 3천 여만원의 수당을 받고 있지만, 비과세로 적용해 원천징수 하지 않는 부분은 큰 문제가 있다"고 개선 필요성을 언급했다.
이어서 "교육청 이전에 따라 함께 이전했어야 할 소방시설 안전관리업무 직원 12명이 현재 여전히 대구에서 근무하고 있는 점도 문제"라며 "안전공제회의 예치금 이자율이 1%대 미만으로 은행을 이용하는 것은 세수가 부족한 현 시점에서 부적절하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이러한 총체적인 문제의 원인에 대해 교육위는 "해당 기관이 예산 편성을 의회에 심의 받지 않고, 이사장과 감사를 포함한 모든 임원을 경북교육감이 임명하는 것이 문제"라고 말했다.
경북교육청은 해당 문제에 대해 "수당 지출에 관해서는 규정과 관련 법규를 다시 검토하고, 기금 관련 조례를 제정해 의회에 의결 받겠다"고 밝혔다.
◆모듈러 교실… 공사 잦은 설계변경도 문제
교육위는 경북지역 많은 학교에 설치 운영되고 있는 모듈러 교실(임시교사)에 대한 문제도 제기했다.
모듈러 교실은 표준화된 실내 공간을 모듈 형태로 공장에서 제작한 후 현장에 운송하여 최소한의 내·외부 마감 작업을 통해 설치·조립하는 건축 공법으로 설치의 용이성, 경제성, 유동성 등 여러 강점이 있어 많이 활용되고 있다.
경북지역에서는 지난 2021년부터 최근까지 노후화된 학교의 리모델링과 과밀학급 해소 등을 이유로 총 89건의 모듈러 교실이 설치됐다.
윤종호 도의원은 경북지역 모듈러 교실 설치 업체가 특정 기업에 편중돼 있고, 지역별 설치·임대 단가 차이 등 계약 관리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또 구미에서 일부 비양심 업체의 부실 자재 사용으로 심각한 문제가 발생한 만큼 현행처럼 단순히 '2개월 입찰참여 제한' 같은 제재가 아닌 업계 퇴출과 같은 '실효성 있는 제재'를 강구해야 한다고 했다.
실제로 윤 도의원에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상위 시공업체 2곳은 총 89건의 설치 현황 중 35건과 26건 등 총 61건(68.5%)의 공사를 시행했고 상위 업체 편중으로 인해 총 7건의 공사 지연현상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계약 단가도 칠곡매원초와 영양초의 ㎡당 임대 단가는 5배가 차이 나는 등 기초금액 산정 단가 등 계약업무 관리에 대한 개선 필요성도 언급했다.
박승직 도의원은 경북교육청의 잦은 설계 변경 탓에 예산낭비가 심각하다고 일침했다.
박 도의원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경북교육청의 설계 변경 건은 교육청이 158건으로 가장 많았고, 포항교육지원청 56건, 경주교육지원청 45건 등의 순으로 집계됐다. 이들 설계 변경건의 대다수는 설계 오류에 의한 사항으로 담당자의 업무태만과 지도 감독이 부족했기 때문으로 평가했다.
박채아 경북도의회 교육위원장은 "학교안전공제회의 기금 조성과 관련해서는 빠른 조례 제정을 통해 의회에 심의 의결을 받아야 하고, 정액으로 받는 수당은 급여로서 과세 대상에 해당한다"며 "최근 모듈러 교실과 전자칠판 등 해마다 수백억원의 예산이 투입되는 큰 사업이 많은데 품질·수리 불량으로 인한 학생 수업에 지장이 초래되지 않도록 태스크포스팀 구성을 통한 적극적인 관리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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