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인권센터는 딸 또래의 여군 소위를 성폭행하려 하고 '꽃뱀'이라며 2차 가해를 한 공군 대령에 대해 군이 적극적인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며 추가 고발을 예고했다.
군인권센터는 11일 서울 마포구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제17비행단은 사건 발생 다음 날인 지난달 25일 성폭력 피해 사실을 확인했으나 피·가해자 분리가 즉각 이뤄지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가해자인 전대장(대령) A씨가 '정신적 트라우마'를 이유로 분리 조처를 하루 미뤄달라고 요청한 뒤 이튿날 부대로 출근했으며 회식에 참석했던 부하들에게 전화하거나 사무실로 불러 면담을 강요했다는 것이다.
센터는 A씨가 부하들에게 "(피해자가) 많이 취했다고 생각했나", "다른 사람도 2차에 오라고 의사를 물어보게 했는데 혹시 피해자에게 연락 받은 것이 있나" 등의 질문을 했다고 말했다.
센터는 이날 A씨를 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면담 강요죄로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에 추가 고발할 예정이다.
센터는 제17비행단이 피해자에게 고소장 서식을 인터넷에서 받아 작성한 뒤 경찰에 제출하면 된다는 기초적인 안내 외에 후속 조치는 사실상 하지 않았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앞서 군인권센터 부설 성폭력상담소는 A씨가 여군 초급장교 B씨에게 회식 전후 성폭행을 시도한 사건이 발생했다며 A씨를 군인 등 강제추행, 군인 등 강간치상 혐의로 경찰에 고발했다.
군인권센터와 군 성폭력상담소에 따르면 지난달 24일 A대령은 B소위 등 5명과 회식 자리를 가진 후 2차를 가자고 제안했다. 이에 B소위의 하급자(부사관)가 난색을 표하자 B소위는 "A대령을 관사에 데려다주겠다"고 한 뒤 택시를 타고 관사로 이동했다.
이때부터 A대령은 B소위를 추행하기 시작했다. A대령은 B소위의 손을 만지며 "공군에 계속 있으면 세 번은 날 보게 될 것"이라고 압박했다. 택시에서 내련 A대령은 B소위에게 술을 더 마실 것을 강요했다. B소위는 어쩔 수 없이 관사에 들어가며 1차 회식에 동참했던 간부들에게 도와달라는 문자 메시지를 보냈다.
이후 A대령은 자신의 숙소로 돌아가겠다는 B소위를 성폭행하려 했다. B소위는 "저는 대장님 딸과 3살 차이밖에 안 나는 또래다"라며 "부인도 있지 않냐"고 강하게 저항했다. B소위는 이 사실을 상부에 보고했고 A대령과 분리 조치됐다. B소위는 지난 4월부터 A대령과 일하며 지속적으로 강제 추행을 당해왔다.
A대령의 만행은 멈추지 않았다. A대령은 "B소위가 술에 취해 유혹을 했다"며 '꽃뱀' 취급을 했고 회식 자리에 있던 다른 간부들을 유도 신문해 이를 녹취하기도 했다.
해당 논란이 불거지자 공군은 "사건 인지 즉시 피해자와 행위자를 분리 조치했으며 피해자가 민간 경찰에 신고할 수 있도록 조력해 왔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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