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사비 급등으로 건설 경기 침체가 장기화되자 '탈현장 건설'(OSC·Off-Site Construction)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층수 제한 등 30년 넘게 유지된 해묵은 규제는 앞으로 풀어야 할 과제로 꼽힌다.
지난달 정부가 발표한 '공사비 3대 안정화 방안'에 따르면 한국건설기술연구원이 매달 발표하는 공사비 지수는 2020년 이후 약 30% 급등했다. 공사비 지수는 2020년 연간 평균을 100이라고 봤을 때 2022년 123.81까지 올랐다. 올해 8월에도 129.71을 기록했다.
특히 건설업계와 정부는 시멘트, 레미콘 등 주요 자재비 급등이 공사비 인상의 주요 원인이라고 입을 모았다. 정부에 따르면 레미콘의 원재료이자 건설공사의 핵심자재인 시멘트 가격은 2020년 7월 t(톤)당 7만5천원에서 올해 7월 11만2천원으로 올랐다. 최근 4년간 49.3% 인상된 것이다. 레미콘도 2020년 7월 ㎥당 6만6천300원에서 올해 7월 9만3천700원으로 41.3% 올랐다.
공사비 증가는 비수도권에 더욱 치명적이다. 서울과 똑같은 단가가 적용돼 분양가를 급격히 끌어올리기 때문이다. 지역의 미분양 주택을 늘리고 전반적인 건설 경기를 침체시키는 주범으로 꼽힌다.
건설 경기를 위축시키는 공사비 갈등이 사회적 문제로도 대두되자 탈현장 건설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탈현장 건설이란 공장에서 골조 등을 사전 제작해 현장에서 조립하는 방식이다. 내부 구조를 공장에서 70% 이상 생산하는 모듈러 공법이나 PC(프리캐스트 콘크리트·Precast Concrete)가 대표적이다. 기존 현장타설 방식의 철근콘크리트(RC) 공법보다 안전 사고, 현장 투입 인원, 공기가 줄어드는 장점이 있다.
특히 대구를 대표하는 건설사인 HS화성는 PC사업부문에서 앞선 노하우와 기술력이 강점이다. HS화성은 1994년 국내 건설사로는 유일하게 철구와 PC 특화제품을 동시에 생산할 수 있는 의성공장을 준공했고 다수의 연구개발 실적을 보유하고 있다.
현실과 맞지 않은 낡은 규제는 앞으로 풀어야 할 과제로 꼽힌다. PC공법 관련 구조설계기준은 1992년 마련된 이후 보완이 이뤄지지 않았다. PC 조립식 주택은 15층(45m)까지만 가능하다. 당시 일본에서 사용하는 기준을 그대로 차용하는 바람에 현재의 기술력과 맞지 않다는 지적이다. 표준 규격화도 미흡하다. 이에 따라 대량 생산이 제한되고 각 현장마다 설계에 따라 모습이 제각각이다.
HS화성 관계자는 "기술 경쟁력과 시공 노하우는 HS화성만의 강점"이라며 "향후 규모가 점차 증가할 것으로 보여 수주 물량 증가로 이어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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