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일해로 인한 첫 사망자가 2011년 통계작성 이후 처음 발생한 가운데 대구경북도 올해 백일해 환자가 폭발적으로 발생했음이 드러났다.
보건당국은 고위험군인 1세 미만 영아 보호를 위해 임신부와 가족, 돌보미 등도 적극적으로 예방접종을 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12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백일해 1차 예방접종 대상인 생후 2개월 미만의 영아가 백일해 치료를 받던 중 증상 악화로 지난 4일 사망했다. 이 영아는 백일해 접종 전에 기침, 가래 등의 증상이 나타나 병원을 찾았다가 지난달 31일 백일해 확진 판정을 받았다.
질병관리청 관계자는 "국내 백일해 환자는 영유아와 소아, 청소년을 중심으로 꾸준히 나오고 있으나 사망자가 발생한 것은 2011년 백일해 사망자 수 집계 이후 처음"이라고 밝혔다.
올해 들어 백일해 환자는 폭발적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질병관리청 통계에 따르면 지난 11일까지 집계된 전국 백일해 환자 수는 3만1천609명으로 지난해 292명과 비교해봤을 떄 108배 가량 늘었다.
대구경북도 폭발적으로 늘었다. 대구의 경우 지난해 4명 뿐이었던 백일해 환자는 올해 1천68명으로 267배 늘었고, 경북은 지난해 9명이던 백일해 환자가 올해 1천529명까지 늘어 약 170배 늘어났다.
월별 추이를 살펴보면 대구는 지난 5월(12명)부터 감염자가 늘기 시작해 지난달은 370명까지 늘어났고 이달 현재까지 207명이 집계됐다. 경북 또한 5월(66명)부터 늘기 시작해 7월(536명)에 정점을 찍었다가 이후 소폭 하락했지만 다시 또 늘고 있다.
연령별로는 10~14세(대구 583명, 경북 752명)으로 가장 많았고, 그 다음이 15~19세(대구 211명, 경북 393명), 5~9세(대구 162명, 경북 200명) 순이었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백일해는 현재 전 세계적으로 유행 중이어서 영국의 경우 올해 9월까지 누적 환자 수가 1만3천952명을 기록했고, 미국은 2만2천273명, 프랑스는 13만명을 기록하고 있다.
코로나19 유행 때 강화됐던 방역조치가 느슨해졌고, 다수 국가에서 예방 접종률이 감소한 상황 속에서 해외 교류까지 확대되다 보니 전염병 또한 함께 동시다발적으로 유행하고 있다는 게 질병관리청의 분석이다.
질병관리청은 생후 첫 접종(2개월) 이전 영아가 백일해에 대한 면역을 갖고 태어날 수 있도록 임신 3기(27-36주) 임신부 예방접종을 필수적으로 완료하고, 그 외 면역저하자나 만성폐쇄성 폐질환 환자 등 백일해 고위험군 환자, 영유아의 부모 등 돌보미, 의료종사자 및 산후조리원 근무자 등 성인들도 올해 백일해 유행 상황을 고려하여 백신을 접종해 줄 것을 부탁했다.
지영미 질병관리청장은 "정부에서는 최근 증가 추세인 0~6세 백일해 발생 상황을 면밀히 모니터링하면서, 동절기 호흡기 감염병 유행에 대비하기 위해 관계부처와 전문가 합동으로 호흡기 감염병 관계부처 합동 대책반을 운영하여 대응하고, 의료현장에서 필요한 사항을 지원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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