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쌍방울 대북 송금' 사건 재판이 계속 늘어지고 있다. 이 사건은 지난 6월 기소 이후 5개월이 지났지만, 정식 재판 사전 절차인 공판준비기일만 세 차례 진행됐을 뿐 정식 재판은 시작도 못 하고 있다. 그 이유가 이 대표 측이 '사건 기록 검토를 못 해서'라니 기가 막힌다.
이 재판을 맡은 수원지법 형사 11부는 12일 '쌍방울 대북 송금' 사건 3차 공판기일을 열었다. 여기서 이화영에게 대북 송금 등의 혐의를 인정, 징역 9년 6개월을 선고한 신진우 재판장은 이 대표 변호인에게 사건 기록 파악 진도를 물었고, 변호인은 "절반 정도"라고 대답했다. 검찰은 2022년부터 이 사건에 매달려 완전히 파악하고 있지만 변호인들은 공판 단계에서 투입돼 시간이 부족한 상황이라는 것이다. 그러자 신 판사는 "통상적인 절차에 비춰 (재판이) 이렇게까지 지연되는 경우는 처음 본다"며 "사건 내용이 방대하고 충분히 변론권을 행사할 기회를 줘야 하지만 다른 사건과 비교해서 이렇게 차이 나게 진행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신 판사는 "다음 달 17일 공판준비기일을 한 차례 더 진행한 후 정식 재판에 들어가겠다"고 했다. 더 이상 이 대표 측의 재판 지연 전술에 끌려다니지 않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사건 기록을 검토할 시간이 부족한 것은 공판 단계에서 변호인이 투입됐기 때문이 아니라 다른 이유가 있을 것이다. 첫째 사건 이해도가 낮을 가능성이다. 그렇다면 무능이다. 둘째 이 대표의 혐의가 변호인들이 보기에도 명백해 빠져나갈 구멍을 궁리하다 벽에 부딪혀 '시간 부족' 핑계를 댔을 가능성이다. 그렇다면 꼼수다.
사건 기록 검토에 정말로 시간이 부족했는지는 재판장이 진위를 가릴 수 없는, 변호인들의 주장일 뿐일 수 있다. 무엇보다 이 대표가 기소된 지 6개월이란 적지 않은 시간이 지난 사실을 감안하면 '시간 부족'이란 설명은 설득력이 떨어진다. 어쨌든 시간 부족은 이 대표 측의 사정이다. 거기에 맞춰 재판을 질질 끌 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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