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와 가족의 이름으로 당원게시판에 올라온 윤석열 대통령 부부 비방글에 대해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13일 이 사건을 고발한 오상종 자유대한호국단 대표를 소환했다고 밝혔다.
오 대표는 지난 11일 당원게시판에 비방글을 쓴 '한동훈'이라는 이름의 작성자 등을 스토킹처벌법 위반, 정보통신망법 위반 등의 혐의로 경찰에 고발했다.
오 대표는 보도자료에서 "고발장 접수 이틀 만에 고발인 조사가 이뤄진 것은 이례적으로 빠른 조치"라며 "검찰이 해당 사건을 중대하고 시급하게 인식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했다.
실명 인증을 거쳐 이용하는 국민의힘 당원 게시판은 게시자 이름이 성을 제외하고 익명 처리되지만, 최근 전산 오류로 '작성자명'을 검색할 때 실명이 노출되는 사태가 발생했다.
이에 한 대표와 한 대표 가족 이름으로 검색한 뒤 나온 윤 대통령 부부 비방 게시글이 유튜브를 통해 퍼지며 정치권에 논란이 일고 있다.
이에 대해 한 대표 측은 동명이인인 당원이 쓴 글로 추정된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지만, 한 대표뿐 아니라 이름이 평범하지 않은 가족의 이름까지 똑같을 수 있느냐는 반론도 적잖다.
장예찬 전 최고위은 전날 SNS에 "한동훈 대표와 그 가족들인 장인, 장모, 모친, 배우자, 딸 등과 똑같은 이름의 당원들이 국민의힘 당원 게시판에 윤 대통령과 김 여사 비난 글을 쏟아낸 게 적발됐다"며 "상식적으로 특이한 이름의 온 가족이 모두 동명이인일 가능성은 매우 낮다"며 한 대표 측 소행일 가능성이 크다는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홍준표 대구시장도 SNS에 글을 올려 "당원 게시판에 대통령 부부를 욕하는 게시물이 당 대표 가족 이름으로 수백 개가 게시됐는데, 당은 즉시 수사 의뢰해 사안의 진상을 규명하지 않고 쉬쉬하며 그냥 넘어가려는 것 같다"고 비판한 바 있다.
홍 시장은 "당무 감사가 아니라 즉시 수사 의뢰하라"며 "증거 인멸할 생각 말고, 사칭이라면 그 사람을 색출해 처벌하고, 사실이라면 그에 상응하는 조치를 취해야 집권 여당 아니겠냐"면서 당 차원의 진상규명을 넘어 수사를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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