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특별기고] 2025년 경주 APEC을 세계 평화의 장으로

박성만 경북도의장
박성만 경북도의장

2025년 10월 경상북도에는 큰손님들이 온다. 제32차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가 열리기 때문이다. 21개국 회원국 정상과 대표단을 비롯해 기업인, 언론인 등 6천여 명이 경상북도를 방문할 것으로 예상된다. 개최 도시인 경주는 지금 APEC 정상회의 준비로 한창이다. 경주를 포함한 경상북도가 하나가 돼 성공적인 잔치를 치러야 할 것이다.

세계 역사를 보더라도 큰 행사에는 큰 의미가 담긴다. 내년 경주 APEC이 '평화'(PEACE)의 메시지를 담았으면 하는 게 개인적인 바람이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정부가 새롭게 들어서면서 한반도에 다시 한번 평화의 비둘기가 날아들기를 기원한다.

트럼프 정부에서 포용적이고 이타적인 마음을 갖고 경주 APEC 정상회의에 러시아의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우크라이나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을 초청해 전쟁을 종식하고 함께 상생하며 발전할 수 있도록 '경주 평화 협약'을 끌어냈으면 한다. 그들이 전쟁으로 잃어버린 영토와 재산 등을 APEC 모든 회원국이 함께 도와, 재건할 수 있도록 평화의 장을 만들어 보자는 이야기다.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은 앞서 여러 차례 자신이 대통령에 당선되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을 끝내게 하겠다고 선언했었다. 지금 당장이라도 전쟁은 멈춰야 하는 것이 맞고, 그들의 화해를 평화의 땅 '대한민국 경상북도 경주'에서 꽃을 피우자는 것이다.

세계적으로 같은 민족이 전쟁으로 분단되고 휴전된 곳은 한반도가 유일하다. 80년 가까이 휴전선 앞에서 이산가족이 생기고 서로의 이념과 정치에 총칼을 세우고 있다. 우리가 그렇게 적이고 원수는 아니지 않은가. 같은 말과 같은 글을 배우고 행복한 가정을 꾸리길 원하고 풍요로운 나라를 원하지 않는가.

윤석열 대통령은 북한(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김정은 위원장에게도 내년 경주 APEC 초청장을 보내 우리 스스로 아픈 과오를 치유하고 긍정적인 미래를 함께 구상해야 한다. 서로의 말을 들어 보고 서로의 생각에 귀를 기울여야 진정한 '소통'이 이뤄질 것이다.

지금 남북 관계는 다가오는 겨울보다 더 얼어붙었다. 한때 남북은 스포츠 외교를 통해 탁구와 최근 아이스하키까지 단일팀을 구성해 한 민족임을 확인했다. 당시 모든 국민은 승패를 떠나 더욱 뜨겁게 응원하고 염원했다.

독일이 너무나도 부럽다. 독일은 세계 역사적으로 가장 부끄러운 전쟁을 일으키고 서방국가에 의해 동서로 갈렸지만, 하나의 민족이라는 생각을 끝까지 놓지 않고 결국 1990년 10월 3일 베를린 장벽을 허물지 않았는가. 그 역사가 벌써 34년이 넘었다.

통일이라는 추상적이고 원론적인 이야기를 하려는 것이 아니다. 세월이 흘러 이것에 대한 중요성을 잃어버릴까, 가슴에 묵직한 돌을 얹은 것 같다. 지금의 우리 아이들, 그 아이들의 아이들이 분단의 아픔과 통일의 절대적 필요성에 대해 무감각해지면 어떻게 될까 하는 두려움도 있다.

필자가 바라고 바라보는 내년 경주 APEC 정상회의는 그 기회가 꼭 찾아올 것 같은 예감이 든다. 꼭 기회로 만들어야 한다는 의무와 의지도 생겨 난다. 윤 대통령과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 푸틴 러시아 대통령,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그리고 김 위원장이 함께 손을 잡고 세계 평화의 선언을 경주에서 외친다면, 60년을 살아온 필자는 생애 가장 뜨거운 눈물을 흘릴 것 같다. 필자를 포함한 경북 도민, 전 국민이 뜨겁게 환호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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