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기초의회 의원들에게 딥페이크 기술을 활용한 음란물이 담긴 협박성 메일이 전해진 사실이 알려지면서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최근 서울과 인천, 대전의 남성 기초의회 의원들이 받은 딥페이크 협박 메일과 완전히 같은 내용이어서 동일범 소행이라는 추측이 지배적이다.
김동규 대구 동구의회 의원은 지난 2일 '중요한 문서'라는 제목의 협박성 메일을 받았다고 13일 밝혔다.
김 의원에 따르면 메일에는 나체 상태의 여성과 나란히 누운 남자 사진에 피해 의원 얼굴이 합성된 이미지가 첨부돼 있었다. 본문에는 '당신의 범죄 증거를 갖고 있고 어떤 영향이 터지는지 잘 알고 있을거다, 문자 보고 당장 연락하길 바란다'는 내용이 담겼다.
대구 정치권은 김 의원 외에도 대구 달서구의회와 달성군의회 소속 의원 각각 1, 2명이 같은 내용의 메일을 받은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해당 메일은 앞서 서울과 인천, 대전의 남성 광역·기초의회 의원이 받은 딥페이크 협박 메일과 내용이 동일한 것으로 파악됐다. 첨부된 음란물 역시 다른 지역과 대구가 같은 사진으로, 동일인이 한 사진을 이용해 의원 얼굴만 바꿔가며 합성한 것으로 추정된다.
대구 피해 의원들의 경우 메일에 별도 답장을 하지 않았지만, 접촉을 시도한 다른 지역 의원들은 금전을 요구하는 링크를 추가로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대구 달서구의회 소속 A의원은 12일 달서경찰서에 사건 접수를 했고 대구경찰청은 13일 사건을 전달받아 수사에 나선 상태다. 타 의원들 역시 경찰의 요구에 따라 수사에 적극적으로 협조하겠다는 입장이다.
A의원은 "수사에 필요한 자료를 전부 제출했으나, 먼저 수사를 시작한 타 시도에서 '홍콩 IP로 추정된다'는 이야기가 나와 범인을 잡기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피해 의원들이 소속된 국민의힘 대구시당은 적극적으로 대응책을 강구하겠다고 밝혔다.
이진욱 국민의힘 대구시당 대변인은 "추가 피해자가 없는지 확인하고, 경찰에 수사를 의뢰하는 등 후속 조치를 하겠다"며 "시당 차원에서 피해 회복을 위한 대책을 모색하는 등 노력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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