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트레이드(트럼프 당선 수혜 자산으로 돈이 몰리는 현상)' 여파로 증시, 환율 등 주요 경제지표에 빨간 불이 켜지면서 한국 경제가 격랑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13일 기준 증시는 이틀 연속 2,500선이 붕괴됐고, 원·달러 환율은 2년 만에 1,410원을 넘어섰다. 환율 상승이 이어지면 국내 소비자물가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된다.
13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미국 달러화 대비 원화 환율의 주간 거래 종가(오후 3시 30분 기준)는 전날보다 3.1원 오른 1,406.6원을 기록했다. 주간 거래 종가 기준으로 지난 2022년 11월 4일(1,419.2원) 이후 2년 만에 가장 높았다. 특히 이날 장 초반에는 환율이 1,410.6원까지 뛰면서 장 중 고가 기준으로 지난 2022년 11월 7일(1,413.5원)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환율이 1,400원대까지 오른 것은 1997년 외환위기, 2007년 금융위기, 2022년 미국발 고금리 충격 이후 역사상 네 번째다. 환율 1,400원선은 '위기 환율'이라는 점에서 심리적 마지노선으로 여겨진다.
환율은 미 대선 직전인 지난 5일 1,370원대에 머물렀으나, 트럼프 전 미 대통령 당선 직후 달러가 초강세를 나타내면서 연일 급등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공약대로 관세를 인상하고 이민자를 추방하면 인건비와 물가가 높아지고 정책금리 인하 속도도 느려질 것이라는 관측이 작용했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이날 오후 3시 30분 전날보다 0.35% 오른 106.045 수준을 나타냈다. 달러인덱스가 장 중 106을 넘은 것은 지난 7월 이후 넉 달 만이다. 원화의 낙폭이 컸던 이유 중 하나로는 외국인의 국내 증시 순매도가 꼽힌다.
코스피는 전날보다 65.49포인트(2.64%) 내린 2,417.08에 장을 마쳤다. 종가 기준 지난해 11월 13일(2,403.76) 이후 1년 만에 최저 수준이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이 7천139억원 순매도하며 지수를 끌어 내렸다. 개인과 기관은 각각 6천518억원, 180억원 매수 우위를 보였다.
대장주인 삼성전자는 장중 5만500원까지 내리며 지난 2020년 6월 15일(4만9천900원) 이후 4년 5개월 만에 최저가를 기록했다.
코스피는 미 대선 직후인 지난 8일 장중 2,593.15를 단기 고점으로 하락 전환해 이날까지 나흘째 내림세를 지속 중이다. 한국 증시는 이날 아시아 증시 중에서도 가장 큰 낙폭을 보였다.
정용택 IBK투자증권 수석이코노미스트는 "한국 증시는 트럼프 재집권으로 바뀌는 것에 대한 영향을 제일 많이 받을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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