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육 관련 시민단체들이 여러 비위 의혹을 받는 이기흥 대한체육회장의 3연임 도전을 승인한 스포츠공정위원회 결정에 대해 규탄하고 나섰다.
체육시민연대는 스포츠인권연구소, 문화연대 등 다른 스포츠 관련 단체들과 함께 14일 공동 성명을 통해 "이 회장은 셀프 심의 사죄하고 즉각 사퇴하라"고 촉구했다.
앞서 국무조정실 정부합동 공직복무점검단은 10일 대한체육회를 대상으로 비위 여부 점검 결과를 발표하고, 직원 부정 채용, 물품 후원 요구(금품 등 수수), 후원 물품의 사적 사용 등의 사유로 이 회장 등을 수사 의뢰했다. 이어 11일에는 문화체육관광부가 이 회장의 직무 정지를 통보했다.
이에 반발해 이 회장은 12일 직무 정지 통보에 대한 취소 소송과 집행 정지 가처분 신청을 냈고, 대한체육회 스포츠공정위원회가 3연임 관련 심사를 요청한 이 회장의 손을 들어주면서 3선 도전의 길이 열렸다.
체육시민연대는 "스포츠공정위는 이제 반공정, 불공정위원회로 불러야 한다. 이 회장은 자신의 특별보좌역 출신을 스포츠 공정위원장으로 앉히고 나머지 위원들도 자신이 임명했다"며 "지난 12일 공정위는 예상대로 이기흥 회장 거수기 역할을 충실히 수행했다. 이 회장은 '셀프 연임 심의'라는 비난을 받아 마땅하다"고 밝혔다.
또한 "최근 이 회장 자녀 친구 부정채용 의혹, 배임, 갑질 논란 등이 연이어 터진 상황에도 공정위는 계획대로 심의하고 결정했다"며 "공정하지 못한 스포츠 공정위가 왜 필요한가. 이런 공정위는 즉각 해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더불어 "스포츠 강국에서 스포츠 문화 선진국으로 나아가야 하는 시점에 대한체육회는 시대에 맞는 사명과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고 했다.
이와 관련, 이 회장은 자신을 둘러싼 비위 혐의에 대해 강하게 부인했다. 그는 "(비위혐의에) 1%도 동의 못한다"며 "문체부에서 조사했고, 국정감사했고, 국회에서 청문회했고, 여러군데서 중복조사를 했는데 정리도 안되고 경찰에 고소, 고발도 아닌 수사 의뢰를 한 것이다. 같은 사안으로 6~7번을 반복하는 것"이라고 항변했다.
또한 "개인적으로는 그만두고 물러서서 남은 삶을 정리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 강원도 인제에 거주할 곳도 준비해뒀다"면서 "지방을 돌며 체육인들과 역대 회장님들을 만나겠다"고 입장을 전했다. 3연임 도전과 관련해서는 "생각이 서로 다를 수 있으니 절차를 밟고 소명하겠다"고 말을 아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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