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둔화)으로 어려움을 겪는 국내 배터리 업계가 에너지저장장치(ESS) 시장 진출로 돌파구를 마련하고 있다.
ESS는 생산된 전력을 저장하고 필요한 시기에 사용할 수 있도록 관리하는 장비로 신재생에너지 전환과 더불어 급격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에너지 전문 시장조사 업체인 SNE리서치에 따르면 세계 ESS 시장 규모는 올해 89억달러에서 오는 2035년 800억달러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주요 기업들도 앞다퉈 ESS 개발 및 양산에 나서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의 미국법인 LG에너지솔루션 버테크는 미국 재생에너지 기업 테라젠과 대규모 에너지저장장치(ESS)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고 14일 밝혔다.
LG에너지솔루션 버테크는 오는 2026년부터 4년간 최대 8GWh(기가와트시) 규모의 ESS를 공급한다. 8GWh는 약 80만가구(4인 기준) 이상이 하루 동안 사용할 수 있는 전력량과 맞먹는다. 계약 금액은 공개하지 않았지만, 컨테이너 가격을 ㎾(킬로와트)당 170∼190달러라고 가정할 경우 약 2조원 규모로 추정된다.
LG에너지솔루션은 버테크 법인의 사업 역량을 발판 삼아 배터리 공급뿐만 아니라 ESS 통합 솔루션까지 영역을 확장해 글로벌 ESS 시장 선점을 위한 노력을 이어갈 방침이다. 김형식 LG에너지솔루션 ESS전지사업부장 상무는 "테라젠과의 협력은 전 세계로 ESS 사업 역량을 확대해 나가는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2차전지 소재 업계도 ESS 시장 선점을 위한 개발에 속도를 높이고 있다. ESS에 사용되는 LFP(리튬·인산·철) 양극재 개발을 추진 중이다. 회사 측은 지난달 인베스터 데이 행사에서 파일럿(시범생산) 라인을 구축해 고객사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경북 영천 소재 코스닥 상장사인 한중엔시에스도 ESS용 수냉식 냉각 시스템 상용화에 성공하며 시장의 주목을 받았다. 자동체 부품사에서 ESS 부문으로 사업 다각화에 성공하며 매년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국내 주요 배터리 기업과의 협업은 물론 글로벌 시장에서도 두각을 드러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AI시대 전력 사용량이 늘어날 경우 ESS 활용 폭이 더욱 넓어질 것"이라며 "2차전지 업계도 동반성장의 기회를 잡을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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