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플랫폼·입점업체 상생협의체가 2.0~7.8%의 차등 배달 수수료안으로 극적인 합의를 이룬 가운데 매출 하위 20%에 해당하는 비(非)프랜차이즈 영세 입점업체 업주들 사이에선 새로운 합의안이 수수료 부담을 크게 낮출 것이라는 기대감 커지고 있다.
합의안에 따르면 영세업체들의 수수료율은 최대 2%로 낮아지고, 추가 배달비 부담 역시 사라질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배달의민족(배민)과 쿠팡이츠는 지난 14일 상생협의체에서 2~7.8%의 차등수수료안을 향후 3년간 시행하기로 확정했다. 본격적인 시행은 내년 초로 전망되고 있다.
배민과 쿠팡이츠 등 양사 모두 거래액에 따라 ▷상위 35%는 '7.8%' ▷35~80%는 '6.8%' ▷하위 20%는 '2.0%'로 수수료를 차등화할 예정이다. 대신 업주들이 부담하는 배달비는 현행 1천900~2천900원에서 1천900~3천400원으로 조정하기로 했다.
구체적으로 이번 합의안은 매출이 낮은 영세업체로 갈수록 부담이 줄어드는 시스템이다. 거래액 하위 20% 입점업체 수수료는 단 2%로 종전과 비교해 7%p(포인트) 낮아진다.
가격 3만원의 치킨을 주문할 경우, 수수료 부담은 기존 5천840원에서 하위 50%는 4천940원, 20%는 3천400원로 감소한다. 최대 43%의 인하 효과가 존재하는 것.
경북 경산시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김원진(36) 씨는 "수수료율이 조금만 낮아져도 소원이 없겠다고 생각했는데 무려 7%포인트나 낮아질 것 같아 기쁘다"며 "불황으로 작년 이맘때에 비해 월 매출이 30%가량 빠진 상황에서 배달앱을 그만해야 하는 고민도 했는데 용기를 얻었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프랜차이즈 카페와 비교해 가격 차가 3배로 벌어져 힘든 상황"이라며 "여전히 적자인 배달앱이 있는 상황에서 상생에 힘을 써준 것 같다"고 알렸다.
서울 강서구에서 주점을 운영하는 김모 씨도 "배달 용기 가격 부담이 큰데 배달 수수료가 확 낮아진다니 숨통이 확 트인다"며 "대형 프랜차이즈 때문에 장사가 어려운데, 수수료가 단 1%라고 줄어들 수 있다고 생각하니 기쁘다"고 했다.
반대로 대형 프랜차이즈를 대변하는 전국가맹점협의회, 한국외식산업협회 등은 상생안 확정 후 기자회견을 열고 "배달앱 상생안은 사실상의 인상안"이라며 "하위 20%의 매출이 적은 업체만 돕는 결과"라고 반발했다.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는 "수수료율 인하 폭은 미미하고 거꾸로 배달비를 올려 대부분의 자영업자들에게 더 부담을 주는 졸속합의"라고 강조했다. 수수료율은 9.8%에서 7.8%로 낮아졌지만, 배달원에게 지급해야 하는 비용이 200~500원으로 소폭 올라서다.
그러나 이같은 목소리가 이기적인 반발이라는 의견도 제기된다. 소상공인연합회는 "몇 달이 넘는 시간 동안 소상공인은 10%에 육박하는 수수료율에 장사를 걱정할 정도로 절박한 처지에 내몰렸다"며 "매출과 수익성이 상대적으로 높은 소상공인, 자영업자들과 이름도 없이 자신의 상품성을 바탕으로 장사에 나서는 영세 소상공인의 입장이 같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한편, 배달업계에 따르면 최고 수수료(7.8%)를 내는 매출 상위 35% 업체는 대부분 대형 프랜차이즈로 치킨 3사(BHC·BBQ·교촌)을 포함해 피자헛·버거킹·롯데리아 등 국내외 대기업 가맹점이 주축인 것으로 파악된다.
통계청 자료를 보면 지난해 기준 우리나라 비프랜차이즈 외식업체의 연 평균 매출은 2억2천126만원으로 나타났다. 반면 프랜차이즈 외식업체는 2억8천6만원으로 비프랜차이즈에 비해 27% 높았다.
또 연 매출이 1억원이 안 되는 프랜차이즈는 13.9%에 불과했으나, 비프랜차이즈 업체는 이 비중이 31.9%로 2.3배 높았다. 프랜차이즈 업체의 85% 이상이 연 매출 1억이 넘는 것이다.
이번 합의안과 관련해 배달업계 관계자는 "정부와 공익위원을 비롯해 배달앱들이 100일이 넘는 노력 끝에 상생안을 도출했고 수수료율 상한도 낮아졌다"며 "영세업자들을 위한 지원이 절실한 상황에서 매출이 높은 대형 프랜차이즈 업주들이 상생안을 거부하면 오히려 비난 여론에 휩싸일 수도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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