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김우영 "법관 출신 주제에"→"모든 법관님께 사죄"→이재명 선고 직후 "법 양심 팔아 야당 지도자 척살"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15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관련 1심 선고 공판을 마친 뒤 법원 청사를 나서고 있다. 이날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4부는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기소된 이 대표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15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관련 1심 선고 공판을 마친 뒤 법원 청사를 나서고 있다. 이날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4부는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기소된 이 대표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연합뉴스
김우영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페이스북
김우영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페이스북

15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게 내려진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1심 유죄 선고(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에 대해 측근인 김우영 같은 당 국회의원이 심경을 밝혔다.

'법관(판사)' 혐오 발언으로 논란에 올랐다가 사죄했으나 다시 이재명 대표에게 유죄 판결을 내린 재판부를 의식한듯, 법관들에게 비판의 메시지를 날렸다.

▶김우영 의원은 이날 오후 7시 31분쯤 페이스북에 '법의 반란은 아닐테지'라고 시작하는 글을 올렸다.

그는 이재명 대표 재판부를 가리킨듯 "포악한 권력자에 굴복한 일개 판사의 일탈에 불과할테지"라고 적었다.

이어 이재명 대표 측을 가리킨듯 "2심(항소심)도 있고 최종심(대법원 3심)도 있으니까 아직 기회는 있을테지"라며 "그러나 선의에 기댄 전망은 아니한만 못하지"라고 마치 시(詩)나 랩 가사인듯 '~지'로 끝나는 문장을 선보였다.

이어진 페이스북 글에서 김우영 의원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권력자들, 권력자에 기댄 기득권자들, 저 한줌의 기득권총연합은 단 한번도 스스로 권력을 내려놓은 적 없다. 죽자 사자 해도 눈 하나 깜짝 하지 않는 것이 권력자들의 본성"이라며 법관들을 지목했다. 그는 "개중에 진지한 가학주의자들, 엄숙한 법모를 쓰고 김대중에게 사형을, 반란군에게 면죄부를 주었던 법관들. 그들은 처벌받지 않았다"고 대한민국 현대사에 기록된 판결들을 주목했다.

이 가운데 김대중 전 대통령과 관련해서는 이재명 대표 온라인 탄원 서명 웹사이트에도 "1980년 서울의 봄 당시에 전두환 정권에 의해서 사형을 선고 받았다"며 "대한민국 헌정사에서 양자대결을 펼친 직전 대선 후보를 사법의 심판대에 세운 사례"라고 이재명 대표 기소와 함께 언급하기도 했다.

김우영 의원은 "정권은 유한해도 법권은 무한하지 아마. 그러나 법관들이여. 알만한 분들은 다 알거라 믿는다. 국민이 곧 헌법이요. 국가란 국민이라는 사실"이라며 "위정자의 편에서 법의 양심을 팔아 고난받는 야당 지도자를 법의 이름으로 척살하려 해도, 결코 국민이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이재명 대표에 대한 유죄 판결이 국민들로부터 엄준한 평가를 받을 것이라는 뉘앙스를 드러냈다.

그는 "기회는 아주 좋은 환경에서 오지 아니하고, 고난과 형벌의 가운데서 피어나는 기적과도 같은 것"이라고 글을 마무리지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15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관련 1심 선고 공판을 마친 뒤 법원 청사를 나서고 있다. 이날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4부는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기소된 이 대표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15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관련 1심 선고 공판을 마친 뒤 법원 청사를 나서고 있다. 이날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4부는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기소된 이 대표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연합뉴스
김우영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페이스북
김우영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페이스북

▶김우영 의원은 지난 10월 24일 국정감사 중 판사 출신인 김태규 방송통신위원장 직무대행에게 "법관 출신 주제에"라고 발언해 막말 논란에 휩싸였다.

그러자 엿새 뒤인 10월 30일 이재명 대표가 엄중 경고했고, 곧장 이튿날인 10월 31일 더불어민주당 대표 정무조정실장직에서 사퇴했다.

그러면서 김우영 의원이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법관 출신 주제에 발언에 대한 해명과 당직 사퇴의 변'이라는 제목의 글에서는 "대한민국 민주헌정의 최후 보루는 법원이고, 법관의 양심을 믿는다. 일선의 고된 법정에서 법의 양심에 충실하시는 모든 법관님들께도 사죄드린다"고 대한민국 모든 법관들을 향해 그들의 노고를 위로하고 사죄의 뜻도 전하는 모습을 보였다.(위 사진 빨간 네모 안)

그랬지만 보름 뒤 이재명 대표 유죄 판결이 나온 후 대한민국 모든 법관들 내지는 과거 법관들의 행태에 대해 비판의 메시지를 날린 셈이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 공표혐의 1심 선고 공판에서 징역형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15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 인근에서 열린 지지집회에서 참석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 공표혐의 1심 선고 공판에서 징역형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15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 인근에서 열린 지지집회에서 참석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김우영 의원의 이 사죄 입장문에 대해 앞서 박수영 국민의힘 의원은 "유죄는 확실하고 어쨌든 형량을 최소화하고 싶은 이재명 의원에게는 (김우영 의원의 '법관 출신 주제에'는)치명적인 발언이다. 아마 이재명 의원은 잠도 못 잤을 것"이라고 추측했다. 김우영 의원의 해당 발언이 이재명 대표 재판을 맡은 판사들을 자극할 우려를 강하게 의식했을 것이란 얘기다. 그래서 김우영 의원이 부랴부랴 사죄 입장을 밝혔다는 것.

그러나 김우영 의원의 사죄에도 불구하고, 또는 이 사죄와 무관하게, 이재명 대표에 대한 의원직 상실형(100만원 이상 벌금형)이 나온 상황인데, 박수영 의원 해석틀을 빌리면 김우영 의원이 태도를 바꿔 다시 법관들을 비판한 페이스북 글은 사죄의 기대효과가 나오지 않은 것에 대한 실망감 및 분노로 읽을 수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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