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차기 미국 행정부 실세로 떠오르면서 앞으로 행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지난 13일(현지시간) 머스크를 '정부효율부'(DOGE) 수장에 내정했다. 트럼프의 백악관 재입성 '일등공신'으로 꼽히는 머스크는 선거운동 기간 연방정부 예산을 최소 2조 달러(한화 2천800조원) 삭감할 수 있다면서 대대적인 개혁을 예고했다.
머스크의 전기차 기업 테슬라와 우주탐사 기업 스페이스X, 인공지능(AI) 부문 계열사인 xAI도 새로운 국면을 맞을 것으로 전망된다.
◆ 전기차 보조금 폐지 수혜는 테슬라?
미국 전기차 세액공제 폐지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정권인수팀 내 에너지정책팀이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 근거한 전기차 세액공제 폐지를 논의하고 있다고 1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하지만, 테슬라는 경쟁사들에 비해 타격을 받지 않고 오히려 긍정적인 영향이 작용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실제 테슬라 측은 정권인수팀에 세액공제 폐지를 지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소식통들은 전했다.
머스크는 지난 7월 실적발표 후 콘퍼런스콜에서 관련 질문을 받고 "경쟁자들에 치명적(devastating)일 것"이라며 "테슬라도 약간 다치겠지만 장기적으로는 도움이 될 것으로 본다"고 언급한 바 있다.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 역시 전기차 세액공제 폐지가 테슬라 경쟁사들에 더 큰 손실을 안겨줄 것이라고 짚었다. 미국에서 전기차 판매로 이익을 내는 업체는 테슬라가 유일하다. 다른 자동차업체들이 전기차 판매에서 손실을 내는 만큼 세액공제는 테슬라의 경쟁사들에 더 많은 혜택을 주고 있다는 것이다.
세액공제가 이들 경쟁사의 전기차 판매 손실을 줄여준다는 논리다.
웨드부시의 분석가인 댄 아이브스는 "트럼프의 당선은 전기차 산업에 전반적으로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하지만 테슬라에는 엄청난 긍정적 영향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 스페이스X 기업가치 350조
일론 머스크가 설립한 비상장 우주기업 스페이스X가 기업가치를 2천500달러(약 349조5천500억원)로 평가받았다는 보도가 나왔다.
로이터 통신과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소식통을 인용해 스페이스X가 오는 12월 기존 주식을 1주당 135달러(약 18만9천원)에 매각하는 공개매수(tender offer)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스페이스X의 전체 기업가치는 2천500달러 이상으로 평가된다.
이 회사는 지난 6월에 진행한 비슷한 방식의 주식 공개매수에서 기업가치를 2천100억달러 수준으로 평가받은 바 있다. 이후 6개월 만에 400억달러(약 55조9천억원)가 치솟은 셈이다.
1년 전인 지난해 12월 공개매수 당시에는 기업가치가 1천800억달러(약 251조5천500억원)로 평가됐다.
스페이스X의 이처럼 급격한 기업가치 향상은 머스크가 그동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을 도와 대선을 승리로 이끌면서 그의 영향력이 훨씬 더 막강해진 상황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고 로이터는 짚었다.
특히 스페이스X는 정부 기관인 미 항공우주국(NASA)을 최대 고객으로 두고 있다. NASA는 그동안 아르테미스를 비롯해 대규모 우주 탐사 프로젝트를 위한 우주선 제작 등을 스페이스X에 맡겨 왔다.
머스크가 트럼프 당선인의 전폭적 신뢰를 얻고 있는 만큼 정부의 우주 정책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투자자들은 스페이스X의 정부 계약 수주 규모가 향후 더 커질 수 있으며, 로켓 발사 등에 관한 규제 완화로 이 회사가 더 큰 폭의 성장을 이룰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 인공지능 시장 진출도 본격화
AI 기업인 xAI가 500억 달러(69조7천억원)의 기업 가치로, 60억 달러(8조3천억원)의 투자 유치(펀딩)에 나서고 있다고 미 경제 매체 CNBC 방송이 1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앞서 xAI의 펀딩은 지난달 월스트리트저널(WSJ)의 보도로 알려졌는데, 당시 펀딩 금액은 전해지지 않았고 기업 가치는 400억 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관측됐다. WSJ 보도보다 기업 가치가 100억 달러 더 높아진 것이다.
이번 펀딩은 내주 종료될 것이라며, 60억 달러 중 50억 달러는 중동 국부 펀드가 투자하고 나머지 10억 달러는 다른 투자자들이 보태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가운데 일부는 투자를 더 늘리고 싶어한다고 소식통은 설명했다. 또 xAI는 이 투자금을 인공지능(AI) 칩 선두 주자인 엔비디아의 최신 칩 10만 개를 매입하는 데 사용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xAI는 머스크가 지난해 7월 설립한 AI 기업으로, 지난해 7월 '그록'이라는 AI 챗봇을 출시했다. 그록은 머스크의 소셜미디어(SNS)인 엑스(X·옛 트위터)에서 구동된다. 지난 8월에는 이미지를 생성하는 기능도 추가했다.
xAI가 투자 유치에 나선 것은 지난 5월 이후 5개월여만으로, 당시에도 xAI는 60억 달러의 자금을 끌어모은 바 있다. 당시 펀딩 이후 xAI의 가치는 240억 달러에 달했는데, 6개월 만에 가치는 두 배 이상으로 급증했다.
xAI는 테네시주 멤피스에 자칭 세계 최대 규모의 데이터 센터를 구축해 그록의 새로운 버전을 학습시키고 있다. xAI는 X의 데이터로 그록을 훈련시키고 있다. 머스크는 최근 xAI가 멤피스 데이터 센터에 들어가는 그래픽처리장치(GPU)를 10만대에서 20만대로 늘릴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전기차 업체 테슬라의 완전 자율 주행 기능도 이 데이터 센터를 기반으로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일론 머스크 CEO는 챗GPT 개발사 오픈AI 초대 공동의장을 역임했으나 샘 올트먼 현 CEO와 견해 차이로 지난 2018년 사임했다. 머스크는 오픈AI를 상대로 한 소송에 피고로 마이크로소프트(MS)를 추가하고 이 회사들이 독점을 추구하고 있다고 주장하며 법정 싸움을 확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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