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를 잘 할 수 있게 만드는 환경입니다. 마음에 듭니다."
얼굴이 검게 타긴 했지만 가까이서 보면 어린 티가 난다. 아직 고교 졸업식도 치르지 않는 18살이니 그럴 만하다. 그래도 말하는 걸 보면 순간순간 성숙한 느낌이 묻어난다. 삼성 라이온즈가 이번 신인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에 뽑은 좌완 투수 배찬승 얘기다.
배찬승은 이번이 첫 해외 훈련. 청소년 대표로 뽑혀 학창 시절 때도 해외에서 땀을 흘린 경험이 없다. 낯선 환경일텐데도 안방에 있는 것처럼 편안한 모양이다. 그는 "대구가 다른 곳보다 따뜻하다 보니 겨울에 해외에서 훈련한 경험이 없다"며 "여긴 따뜻해서 정말 좋다. 열심히 해도 다치지 않을 것 같아 마음에 든다"고 했다.
삼성은 훈련량이 많은 팀이다. 하지만 배찬승은 힘든 기색이 없다. 자신이 다닌 대구고등학교는 워낙 훈련량이 많은 곳이라 여기서 진행하는 훈련이 그리 부담스럽지 않단다. 배찬승은 "여기 훈련이 오히려 좀 더 빨리 끝난다. 충분히 쉴 수 있는 것도, 밥이 아주 잘 나오는 것도 좋다"며 웃었다.
배찬승은 1년 먼저 입단한 박준용, 입단 동기인 홍준영과 함께 16일 불펜 투구를 진행했다. 박준용은 공끝, 홍준영은 제구가 좋아 보인다는 게 배찬승의 말. 다만 이를 지켜보던 박진만 감독은 마무리 훈련 기간 신예들이 더 이상 불펜 투구를 못하게 막았다. 이들의 의욕이 넘쳐 무리할 수 있겠다 싶어서였다.
숙소에서 같은 방을 쓰는 이는 대구고 선배이기도 한 투수 이승민. 살갑게 대해주고 잘 챙겨주는 게 항상 고맙단다. 야수이긴 하지만 입단 동기들인 심재훈, 차승준, 함수호와 친하다. 고교 시절부터 알던 얼굴이라 어색한 게 전혀 없다고 했다.
마무리 캠프에선 웨이트 트레이닝 등 몸을 만드는 훈련부터 진행하고 있다. 하루빨리 체인지업을 제대로 배우고 싶었는데 아직 코칭스태프가 말린다. 배찬승은 "코치님들이 다치지 않고 몸을 조심스럽게 만드는 게 먼저라고 하신다"며 "공을 던질 때도 힘의 80% 이상을 쓰지 말라고 하셨다"고 했다. 본격적인 훈련은 내년 봄 스프링캠프 때부터란 뜻이다.
배찬승의 '롤 모델'은 삼성의 베테랑 좌완 투수 백정현이다. 공은 빠르지 않아도 안정된 제구를 바탕으로 타자들을 요리하는 게 인상적이었던 모양이다. 배찬승은 "중 3때부터 선배님을 좋아했다. 그땐 나도 지금처럼 공이 빠르지 않아 더 눈길이 갔다"며 "지금은 구속이 많이 향상됐다. 그래도 여전히 선배님의 제구력은 매력적으로 보인다"고 했다.
삼성이나 팬들이 자신에게 기대를 걸고 있다는 걸 잘 안다. 아직 어린 나이라 부담이 될 법도 한데 그리 신경 쓰이지 않는 듯했다. 일단 최대한 빨리 1군에서 뛰는 모습을 보이는 게 첫 번째 목표. 그 다음은 꾸준히 버티는 것이다.
배찬승은 "주변에서 불펜 얘기를 많이 한다. 선발도 좋지만 불펜도 괜찮지 않나 싶다. 1이닝을 깔끔히 막는 모습을 생각해보면 기분이 좋아진다"며 "부담을 느끼지 않고 즐기려고 한다. 자신도 있다. 구단과 팬들의 기대에 부응하겠다"고 했다.
일본 오키나와 온나손에서 채정민 기자 cwolf@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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