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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도시와 지역 상생] 이전 공공기관 중심으로 산업 시너지 창출

수도권 집중화에 지역경제·지역은행 위기
대구 GRDP 전국의 2.97% 수준, 경북은 2017년부터 감소 추세
수도권 경제 생태계 확장할 때 비수도권 경제기반 약화 악순환
전문가 "산업 시너지 극대화 위한 혁신도시 입주원칙 수립해야"

대구 동구 신서혁신도시 전경. 매일신문DB
대구 동구 신서혁신도시 전경. 매일신문DB

서울·경기·인천 등 3개 지역이 인구와 자본을 빨아들이는 '수도권 블랙홀' 현상으로 지역경제는 저성장에 빠졌다. 경제 성장률 지표인 지역내총생산(GRDP)은 비수도권 대부분 지역에서 내리막을 걷고 있고, 2015년 수도권에 역전된 이후에도 격차를 벌리는 상황이다. 정부가 나서 국가 균형발전 정책의 하나로 공공기관을 지방으로 이전한 지 10년가량 흘렀지만 그 효과는 체감하기 어려운 수준으로 평가된다.

◆ 수도권 초집중에 지역경제 위축 악순환

한국경영학회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020년 기준 대구의 GRDP는 57조7천300억원으로 전국 총생산 1천944조6천400억원의 2.97% 수준이다. 5년간 추이를 보면 대구 GRDP는 2016년 53조1천700억원에서 늘었으나 전국 대비 비중은 3.05%에서 줄어들었다. 경북의 GRDP는 105조7천억원이다. 전국 총생산이 5년간 꾸준히 증가한 반면 경북 총생산은 2017년(110조원)부터 감소 추세다.

지역경제가 쪼그라든 배경에는 '수도권 초집중' 현상이 있다. 수도권 인구는 2019년 비수도권 인구를 추월했고, 지난해를 기준으로는 전체 인구 절반 이상(50.7%)을 차지하고 있다. 수도권 GRDP 비중(50.1%)은 2015년 비수도권(49.9%)을 넘어섰다. 1인당 GRDP의 경우 2022년 기준 수도권이 4천229만원으로 비수도권(4천110만원)을 100만원 이상 앞선 것으로 나왔다.

인구와 산업이 모두 수도권에 모여 경제 생태계를 확장할 때 비수도권에선 인구 유출로 지역경제 기반이 약화하는 악순환을 겪어온 것이다. 정부는 수도권 집중화를 억제하고 공간 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해 국가 균형발전 정책을 펼치고 있다. 이전 공공기관을 수용한 미래형 도시, '혁신도시'를 건설하고 공공기관을 옮긴 것도 그 일환이다.

2005년 정부는 '공공기관 지방 이전계획'을 세워 수도권에 있던 공공기관 345개 중 153개 기관 이전을 결정하고 대구 동구, 경북 김천 등 10개 지역에 혁신도시를 조성해 2012~2019년 153개 기관(개별 이전 포함)을 옮겼다. 함께 이주한 공공기관 종사자는 5만1천106명이다. 정부는 수도권에 남은 공공기관에 대해서도 '2차 공공기관 이전'을 추진할 방침이다.

경북 김천에 조성된 경북혁신도시 전경. 이곳 주민들은 이전공공기관에

◆ 혁신도시 클러스터 형성해 시너지내야

1차 공공기관 이전을 마친 지 10년 가까이 지났지만 균형발전 효과는 크지 않다는 목소리가 높다. 혁신도시 건설 이후 수도권으로부터 인구 이동은 단기적인 데 그쳤고, 혁신도시 외 비수도권 지역에서 혁신도시로 인구 이동이 이어지면서 비수도권 내 불균형만 심화했다는 분석이다.

이전 공공기관의 지역경제 기여도도 아쉬운 수준으로 평가된다. 지난 2021년 말 혁신도시에 입주한 기업 수는 2천47개, 종사자 수는 1만9천215명으로 나타났다. 지역별로 보면 10개 혁신도시 중 강원(63개), 경북(75개), 충북(87개)의 입주기업 수는 100개 미만으로, 기업 입주가 저조한 수준이었다. 또 전체 기업당 평균 종사자 수는 9.4명으로, 고용 규모가 30명 이상인 기업은 5.5%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제 전문가들은 혁신도시 안에 유사·동종 업종을 중심으로 클러스터를 형성하지 못하는 경우 GRDP와 고용에 미치는 영향이 낮아진다고 판단했다. 2차 공공기관 이전에 앞서 산업적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한 혁신도시 입주 원칙을 수립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정동섭 경성대 경영학과 교수는 "공공기관이 전국 혁신도시로 이전했지만 기대와 달리 '디커플링'(탈동조화)이 일어나고 있다. 실질적으로는 완벽하게 이동하지 못했다고 볼 수 있다"며 "성공적인 이전 사례의 공통점과 실패 사례의 공통점을 도출해 디커플링을 '커플링'으로 변화시키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경북 김천에 조성된 경북혁신도시 전경. 이곳 주민들은 이전공공기관에 '상상협력' 확대를 바라고 있다. 김천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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