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3년 북한의 '아웅산 폭탄 테러'당시 구사일생으로 목숨을 건진 최재욱(崔在旭) 전 환경부 장관이 17일 0시쯤 세상을 떠났다고 유족이 전했다. 향년 84세. 최 전 장관은 최근 2년간 뇌경색으로 투병해왔다.
고인은 1983년 10월 9일 '아웅산 테러' 현장의 생존자 두 명 중 한 명이었다. 1980년 전두환(1931∼2021) 대통령 당시 대통령 공보비서관으로 임명됐다.
비서관 신분이었던 그는 버마(현 미얀마) 수도 랑군(현 양곤)의 아웅산 국립묘지 테러 현장 단상에서 전두환 당시 대통령을 기다리던 1급 이상 공식수행원 15명 중 한명이었다. 테러범들은 사건 당일 오전 10시 28분 원격 조종 장치를 눌렀다. 미리 설치한 폭탄 3개 중 1개가 폭발하면서 이들 15명 중 13명과 이중현 동아일보 사진기자 등 모두 17명이 숨졌다.
대열 맨 끝에 서 있던 이기백 당시 합참의장과 최 전 장관만 살아남았다. 전 전 대통령은 안내를 맡은 버마 외교부 장관이 지각하는 바람에 예정보다 4분 늦게 영빈관에서 출발해 화를 면했다.
1940년 경북 고령에서 태어난 고인은 경북고, 영남대 법학과를 졸업한 뒤 동아일보 기자로 활동했다.
1986∼1987년에는 경향신문 사장을 지냈고, 1988년 제13대 총선에서 민주정의당 전국구 국회의원이 됐고, 1992년 제14대 총선에서는 민주자유당 후보로 대구 달서을 선거구에서 당선됐다. 1998∼1999년 환경부 장관, 2000년 1월 국무조정실장을 역임했다. 한국신문상(1972), 세네갈 정부 녹십자훈장(1982), 홍조근정훈장(1985), 국민훈장 모란장(1987)을 받았다.
유족은 아들 최효종(법무법인 린 변호사)씨와 딸 최다혜(미국 사우스앨라배마대 교수)씨 등이 있다. 빈소는 삼성서울병원 장례식장(18일 오후 1시부터 조문 가능), 발인 20일 오전 8시30분. ☎ 02-3410-3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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