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에서 국어·수학·영어 영역이 전반적으로 평이하게 출제되면서 주요 대학의 정시 합격선이 소폭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국어보다는 변별력이 있었던 수학과 어렵게 출제된 탐구영역에서 대입 당락이 결정될 가능성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17일 입시 업계에 따르면 2025학년도 수능은 국어, 수학이 작년보다 쉽게 출제돼 인문·자연계열 학과 모두 원점수 합격선이 상승할 전망이다.
대구 송원학원 가채점 분석 결과, 인문계열의 경우 서울 중위권 학과와 대구경북 상위권 학과는 국수탐 원점수 기준 228점 이상이면 지원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대구경북에선 ▷중상위권 학과 210점 이상 ▷중위권 학과 191점 이상 등을 비롯해 4년제 대학 지원 가능점수는 109점 이상이다. 지역 상위권 학과를 제외하고는 모두 합격선이 10점 이상 올랐다.
자연계열의 경우 지역대학의 의·약학 계열은 273점 이상이고 서울 중위권 학과와 대구경북 상위권 학과는 231점 이상 지원 가능한 것으로 분석됐다. 대구경북에선 ▷중상위권 학과 204점 이상 ▷중위권 학과 189점 이상 등이고, 4년제 대학은 116점 이상이면 지원이 가능할 것으로 예측된다. 자연계열 역시 지역 상위권 학과를 제외하고 모두 합격선이 3~20점 오른 수준이다.
그러나 전반적으로 쉬운 수능이었기 때문에 대학에서 실제로 활용하는 '표준점수'는 전년보다 내려갈 것으로 보인다. 표준점수는 원점수가 평균에서 얼마나 떨어져 있는지를 보여주는 점수다. 통상 시험이 어려워 평균이 낮으면 표준점수 최고점은 상승하고, 시험이 쉬워 평균이 높으면 표준점수 최고점은 하락한다.
메가스터디는 표준점수 최고점을 국어의 경우 화법과 작문 135점, 언어와매체 137점, 수학은 확률과통계 139점, 미적분 145점, 기하 140점으로 추정했다. 지난해 수능과 대략 비교하면 국어는 표준점수 최고점이 13점, 수학은 미적분이 3점, 확률과통계·기하는 2점 정도가 각각 하락할 것으로 봤다.
국어·영어·수학이 비교적 평이하게 출제되면서 상위권 학과 당락을 가를 열쇠는 탐구영역이 쥐고 있다고 입시 업계는 관측했다. 사회·과학탐구가 어렵게 출제되면서 다른 과목의 약한 변별력을 보완하는 효과를 가져온다는 것이다.
남윤곤 메가스터디교육 입시전략연구소장은 "국어, 수학의 경우 전년 대비 만점자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상위권, 특히 서울권 의대 합격은 과학탐구 점수가 좌우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선택과목에 따른 유불리 현상 또한 수험생들이 고려할 변수 중 하나다. 수학의 경우 선택과목 중 문과생 다수가 선택하는 확률과통계는 지난해 보다 쉬웠고, 이과생이 주로 선택하는 미적분과 기하는 다소 어렵게 출제됐다. 같은 원점수를 받더라도 미적분과 기하를 선택한 학생들이 더 높은 표준점수를 받아 입시에 유리할 수 있다는 의미다.
김원중 대성학원 입시전략실장은 "올해처럼 선택과목 중 이과생이 주로 선택하는 미적분이 어렵고, 문과생이 주로 선택하는 확률과통계가 쉬우면 선택과목 유불리 격차가 더 심해진다"며 "이 때문에 이과생들이 수학 과목에서 압도적인 점수 차이를 바탕으로 문과 상위권 학과에 교차 지원하는 '문과 침공' 현상이 심해질 수 있다"고 했다.
차상로 송원학원 진학실장은 "의대 증원으로 상위권 수험생이 다수 응시한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수능 변별력 약화로 치열한 눈치작전이 불가피하다"며 "다양한 변수를 면밀히 고려해 자신에게 가장 유리한 입시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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