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수능 예상 점수 낮으면 수시 올인…"논술·면접 실전 훈련 통해 감각 키워야"

수능 후 수시 논술·면접전형 진행…대학별 대비 전략 세워야
논술은 논제가 요구하는 내용 파악·논리적 글쓰기 훈련 필요
면접은 전공과 관련된 기본 개념·중요한 시사 쟁점 정리 도움

202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일인 14일 대구 수성구 정화여자고등학교에서 수능을 마친 수험생들이 고사장을 빠져 나오고 있다. 안성완 기자 asw0727@imaeil.com
202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일인 14일 대구 수성구 정화여자고등학교에서 수능을 마친 수험생들이 고사장을 빠져 나오고 있다. 안성완 기자 asw0727@imaeil.com

202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이 14일 끝나며 고3들의 길었던 수험 생활도 마무리됐다. 수능이 끝났다고 대입 레이스가 모두 끝난 것은 아니다. 수시 논술·면접 등 대학별 고사가 하나둘씩 진행되고 정시 모집도 다음 달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되기 때문이다.

수험생들은 자신의 가채점 점수를 확인한 후 대학별 고사 응시 여부를 꼼꼼히 판단해야 한다. 특히 평소보다 수능 점수가 낮게 나왔다면 수시 지원 대학별 고사 준비에 최대한 집중하는 게 좋다. 수능으로 결정 나는 정시보다는 수시에서 승부를 보는 것이 유리하기 때문이다. 수능 후 진행될 논술·면접전형의 특징과 대비 전략에 대해 송원학원과 함께 살펴봤다.

◆논술, 요지 파악·논리적 글쓰기 훈련

올해는 수시 모집 요강 기준 41곳 대학에서 총 1만1천994명을 논술전형으로 선발한다. 지난해 38곳 대학 1만1천348명 대비 논술전형 실시 대학과 모집인원 모두 증가했다.

고려대, 상명대, 신한대, 을지대가 논술전형을 신설했고, 경북대(38명), 동덕여대(21명), 아주대(20명), 한신대(97명), 경기대(72명) 등은 모집 인원이 늘었다. 특히 고려대는 2018학년도 논술전형 폐지 후 약 8년 만에 다시 전형을 신설해 361명을 논술로 선발한다.

논술전형은 '논술 100%' 반영 대학, 논술과 학생부를 모두 반영하는 대학으로 구분된다. 대부분의 대학이 논술전형에서 논술을 70% 이상 반영하고 있으며, 논술 반영 비율은 꾸준히 확대되는 추세다.

논술 반영 비율을 80%로 유지하던 가천대와 한국외대는 학생부 반영을 폐지하고 논술 성적만으로 선발하면서 경희대, 연세대(서울), 성균관대 등과 같이 논술을 100% 반영하는 대학이 올해 더욱 늘었다. 경기대는 논술 반영 비율을 60%에서 90%로, 숭실대는 60%에서 80%로, 서경대, 성신여대는 70%에서 90%로 확대했으며, 가톨릭대도 70%에서 80%로 확대해 논술 영향력이 커진 만큼 논술 대비가 더욱 중요해졌다.

논술고사는 대학마다 출제 문항과 유형 등이 다르므로 목표 대학의 출제 유형 및 경향을 파악해 준비해야 한다. 계열에 따라 출제 유형이 나뉘며, 인문계열은 통합교과형 논술이나 언어논술이 주로 출제된다. 상경계열은 인문계열이지만 수학적 사고를 필요로 하므로 중앙대 경영·경제대학처럼 수리논술이 함께 출제되기도 한다.

자연계열 논술은 수리논술 또는 수리논술과 과학논술로 구성되며 대학에 따라 과학논술은 특정 과목을 지정하거나 세부 과목 선택형으로 출제된다. 각 대학의 논술 시험은 문제 유형이나 질문 방식 등이 어느 정도 표준화됨에 따라 특정 유형의 논제들이 자주 나타난다. 따라서 기출문제를 통해 지원 대학의 출제 유형을 파악하고 유형들의 출제 원리와 채점 기준 등을 확인해야 한다.

논제가 요구하는 바를 정확하게 파악하고 답안을 논리적으로 작성하는 훈련도 필요하다. 특히 서로 다른 제시문 간의 연관 관계를 유기적으로 파악하고 분석하는 능력이 중요하다. 최근에는 제시문의 관계성을 이용하는 비교형이나 적용 설명형 논제의 비중이 증가하고 있다. 유형에 대한 기본적인 접근법을 익히고 다양한 문제에 대비하며 출제자가 요구하는 본질적인 이해, 논리, 사고 능력을 함께 배양해야 한다.

논술은 글을 통해 평가받는 시험으로 아무리 완벽한 답안을 구상하더라도 이를 글로 표현하지 못하면 무용지물이다. 따라서 지원 대학별로 제시하는 유의 사항, 필기구, 답안 형식 등을 고려해 제한 시간에 맞춰 쓰는 연습을 하는 것이 가장 좋다. 첨삭지도를 받아 보는 일 또한 중요하다. 일반적인 시험과 달리 논술에는 정해진 답이 없기 때문에 스스로 객관적으로 평가하거나 채점하기 어렵다.

인문계 수리논술은 당락에 큰 영향력을 발휘한다. 인문계열의 수리논술은 건국대, 경희대, 숭실대, 연세대, 이화여대, 중앙대, 한양대 등 일부 대학의 사회계열이나 상경계열에서 주로 출제한다. 자연계 수리논술에 비해 난이도가 낮고 통계, 확률, 경우의 수 등 제한적인 범위에서 출제되기 때문에 수학의 기본 개념을 이해하고 있는 학생이면 큰 어려움 없이 풀 수 있다. 다만 문제의 난이도가 낮음에도 불구하고 수리논술 유형에 대한 대비가 쉽지 않기 때문에 당락을 좌우하는 데 매우 중요한 요소가 된다.

자연계 수리논술은 제시문 속에 문제 해결의 실마리가 있다. 최근의 수리논술은 지식 체계를 암기하고 있는 것인지를 묻는 것이 아니라 제시문과 논제에 주어진 정보를 엮어 나가는 논리력을 확인한다. 이때 필요로 하는 것이 바로 기본적인 개념이다. 이 개념들은 대학 교육과정에서 필요로 하는 어려운 개념들이 아니라 고등학교 교육과정에서 배운 단순한 개념들이다. 문제에 주어진 조건을 모두 활용했을 때 비로소 문제가 풀린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논술 문제를 풀이하는 단서들은 제시문 안에 들어 있는 경우가 많다.

15일 대구 정화여고 3학년 학생들이 등교 직후 교실에서 전날 치른 수능시험 가채점을 하고 있다. 안성완 기자 asw0727@imaeil.com
15일 대구 정화여고 3학년 학생들이 등교 직후 교실에서 전날 치른 수능시험 가채점을 하고 있다. 안성완 기자 asw0727@imaeil.com

◆면접, 전공 지식·시사 상식 내 것으로

학생부종합전형에서 면접을 실시하는 대학의 경우, 면접은 수시 합격 여부를 결정지을 수 있을 만큼 중요한 요소다. 특히 2024학년도를 기점으로 자기소개서가 전면 폐지되고, 학교생활기록부(학생부)의 여러 주요 항목이 대입에 미반영됨에 따라 면접 실시 대학들은 서류만으로 파악하기 어려운 지원자의 역량을 면접을 통해 확인하고자 하는 경향이 강해졌다.

면접의 형식은 서류 기반 면접과 제시문 활용 면접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서류 기반 면접은 지원자가 제출한 학생부를 바탕으로 복수의 면접 위원이 지원자의 학생부 내용 중 확인이 필요한 사항을 질문하고 대답하는 방식으로 진행한다. 기본 소양에 대한 평가로 주로 인성, 가치관, 세계관 등 대학생으로서 갖춰야 할 자질을 평가한다. 제시문 활용 면접의 경우 지원자들에게 제시문과 그에 따른 문항이 제공되고 학생들은 일정 시간 동안 답변을 준비해 대답한다.

면접 위원들은 안내된 제시문과 문항을 활용해 지원자의 전공 적성과 학업 능력을 평가한다. 일반적으로 고교 과정에서 배운 학업 내용을 바탕으로 전공과 관련된 사항을 묻는다. 주로 의예과에서 실시되는 면접 방식인 다중 미니 면접(MMI)도 있다. 한 학생이 여러 면접실을 돌면서 다양한 유형의 인∙적성 관련 질문에 대한 답변을 하는 형식으로, 주로 한 면접실에 2~3명의 면접관이 배치돼 의사로서의 자질, 의사소통 능력, 환자와의 공감 능력 등 지원자에 대한 다면 평가를 진행한다.

면접 고사를 대비하기 위해서는 우선 지망 대학의 면접 진행 방식과 특징을 파악해야 한다. 기출문제를 꼼꼼히 살피며 면접의 유형, 단골 질문, 영어 제시문 출제 여부, 답변 준비 시간, 지망 대학의 교육 방침 등을 점검해야 한다.

전공과 관련된 교과서의 기본 개념, 중요한 시사 쟁점을 정리하는 것도 필요하다. 고등학교의 교과 과정 중 지망 학과와 관련된 부분을 기본 개념과 원리 중심으로 정리해야 한다. 인문계는 윤리, 사회문화, 정치, 경제 등의 교과서 내용을, 자연계는 수학과 과학 교과 내용 중에서 자신의 전공 분야와 관련된 것을 정리하는 것이 좋다.

또 영역별 시사 쟁점은 기본 소양평가와 전공 적성평가 문제에 모두 제재로 출제된다. 따라서 시사 현안에 대한 자신의 관점과 견해를 윤리나 사회 문화, 정치, 역사 등의 고등학교 교과서 내용과 관련지어 정리해 둬야 한다. 시사 문제의 경우 구체적인 지식에 관한 내용보다는 그에 대해 자신의 관점과 입장을 어떻게 정리해서 답변하느냐가 더 중요하다.

면접 실전 연습을 통해 말하기 훈련을 해보는 것도 중요하다. 출제 빈도가 높은 단골 문제와 예상 문제에 대한 예시 답안을 만들어보고 지망 대학의 면접 방식에 맞춰 구술해 보는 실전 연습이 필요하다. 이 과정에서 어색한 말투나 잘못된 언어 습관을 발견해 고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자연스러운 태도로 자기 관점과 견해를 조리 있게 설명하고 설득하는 능력을 기를 수 있다.

차상로 송원학원 진학실장은 "수능 후 논술·면접평가를 실시하는 대학의 경우 수능 가채점 성적을 바탕으로 대학별고사 응시 여부를 결정할 수 있기 때문에 정시까지 바라보는 전략 수립이 가능하다"며 "대학마다 시험 일정도 다르고 방식도 상이하기 때문에 지망하는 대학의 주요 정보를 꼼꼼히 확인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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