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재선에 성공하면서 전 세계 각국이 트럼프에 코드 맞추기에 나서는 모습이다.
미국 우선주의를 내세우는 탓에 기존 국제질서가 급격하게 변화할 가능성이 높은 데다 트럼프 당선인의 개성이 워낙 독특한 탓에 대응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미국 정치 전문 매체 악시오스는 17일(현지시간) '트럼프 2기'를 맞이하는 각국의 변화 조짐을 소개했다.
◆트럼프 코드 맞추기
트럼프 당선인이 폭탄 관세를 예고하며 대결 구도를 예고한 중국은 '구존동이(求同存異)'를 내세우며 중미 관계의 발전을 당부했다. 구동존이는 '공통점을 찾고 서로 다른 점은 그대로 둔다'는 의미로 중국의 오랜 외교 원칙이다.
시진핑 국가 주석은 지난 16일(현지시간) 페루 리마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 트럼프 당선인을 향한 메시지를 던졌다.
그는 "양국이 파트너·친구가 돼 구동존이하고 서로 성취한다면 중미 관계는 장족의 발전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며 대결보다는 협력 의사를 밝혔다.
그러면서 "중미 관계의 안정적이고 건강하며 지속가능한 발전에 힘쓴다는 중국의 목표에는 변함이 없고, 상호존중·평화공존·협력호혜에 따라 중미 관계를 처리한다는 원칙에도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골프 연습을 재개한 윤석열 대통령도 대표적이다. 악시오스는 "윤 대통령은 트럼프 당선인이 라운딩을 원할 때에 대비해 창고에서 골프 클럽을 꺼냈다"고 전했다.
앞서 윤 대통령이 미국 대선을 보고 8년 만에 골프 연습을 재개했다는 대통령실 설명을 인용한 것이다.
대만 정부가 트럼프 당선인의 '안보 무임승차론'에 대비해 대규모 무기 구매를 검토하고 있다는 보도도 주요 사례 중 하나로 제시됐다. 다만 지난 14일 대만 국방부장(장관)은 자국 입법원(국회)에서 이런 보도를 부인했다.
대서양 건너편에서도 '트럼프 효과'가 발생하고 있다.
독일을 비롯한 여러 유럽 정상은 방위 예산 증액을 거론했고, 트럼프 당선인 승리 직후 유럽 주식시장에서 방위산업 관련주 주가가 급등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선거운동 기간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들의 GDP 대비 국방비 지출 목표치(2%) 달성을 촉구하며 '그렇지 않을 경우 러시아가 뭘 하려고 하든 내버려 둘 것'이라고 발언한 바 있다.
트럼프 당선인이 조기 종전을 공언한 우크라이나의 경우 물밑에서 휴전 협상의 가능성도 대비하고 있다고 악시오스는 전했다.
중동의 이슬람 시아파 맹주 이란의 움직임도 주목된다.
악시오스는 '트럼프 암살 모의' 의혹을 받았던 이란이 트럼프 행정부와의 직접 대화로 외교적 전환을 시도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중동 긴장의 다른 한 축인 이스라엘의 경우 트럼프 당선인의 등장으로 가자지구 서안 점령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레바논과의 휴전 협상에는 속도가 붙을 가능성이 있다.
◆기업들 탈중국 준비
'트럼프 효과'는 경제 영역에서도 예외가 아니다. 기업들은 미국의 대(對)중국 '관세 폭탄'에 대비해 탈(脫)중국을 준비하고 있다.
패션 기업 스티브 매든은 중국에서의 생산 규모를 40∼45%까지 줄여 다른 나라로 이전하겠다고 발표했다.
운송업계에 따르면 이미 일부 물동량이 중국에서 베트남으로 옮겨가고 있다.
동맹에도 철저한 계산서를 내미는 트럼프 당선인의 성향에 맞춰,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은 미국산 액화천연가스(LNG)의 수입 확대를 제안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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