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을 비롯해 비수도권 빈집이 늘고 있지만 정비사업은 제자리걸음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국가 차원의 재정 지원이 부족해 곳간 사정이 열악한 지방자치단체에서는 정지사업이 뒷전으로 밀릴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통계청이 지난 7월 발표한 '2023년 인구주택총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기준 미거주 주택(빈집)은 153만5천 가구로, 전년 대비 5.7%(8만3천 가구) 증가했다. 미거주 주택은 신축주택 및 매매·임대·이사·미분양 등의 사유로 인한 일시적인 빈집도 포함한다.
대구의 경우 지난해 빈집은 5만7천 가구로 총 주택 대비 6.5%를 차지했다. 전년과 비교해서는 총 주택 대비 비율(4만3천 가구·5.2%)이 1.3%p(포인트) 늘었다. 건축된지 30년 이상이 된 빈집은 2만1천 가구로 전체 주택과 비교하면 2.4%였다. 이는 전년 대비 0.6%p 늘어난 수준으로, 인천(0.6%p)과 함께 전국에서 증가폭이 가장 컸다.
경북의 지난해 빈집은 12만9천가구로 전체 주택과 비교하면 11.7%로 조사됐다. 건축된 지 30년이 넘은 노후 빈집은 7만3천 가구로 전체의 6.6%였다. 전년과 비교하면 각각 0.2%p, 0.3%p 증가했다. 건축된 지 30년 이상 된 빈집 비율은 전남 8.6%(7만1천 가구)에 이어 두 번째로 높았다.
하지만 빈집정비사업을 우선순위에 두고 추진하기는 현실적인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빈집이 많은 인구소멸지역의 경우 재정자립도가 낮은 경향이 있고, 빈집정비사업은 지자체의 열악한 예산 한도 내에서 후순위로 밀리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황운하 조국혁신당 의원실에 따르면 지난해 수도권(서울·인천·경기)과 세종을 제외한 빈집은 104만3천665가구로 8년 전과 비교하면 무려 34% 늘어났다. 빈집정비사업은 비수도권 기준 연간 571건으로 최근 5년간 2천856건 집행됐는데, 5년간의 재정비 실적은 빈집 규모의 약 0.3% 수준이다.
특히 현행법에는 빈집정비사업과 관련해 중앙정부 차원의 국비 지원 근거가 없어 어려움이 크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에 정부는 지난 9월 관계부처 합동으로 '빈집 정비 통합 지원 전담반'(TF)을 출범해 빈집 관련 논의를 이어가고 있다. 이와 관련해 행정안전부는 지난달부터 정부 예산 50억원을 투입해 지방자치단체의 빈집 정비를 지원하고 있으나 실제 철거 비용과 비교하면 역부족이라는 목소리도 제기된다.
허주영 대구시 도시주택국장은 "빈집 철거 1호당 3천만원가량 비용이 드는데 대구의 경우 1호를 철거할 때 1천만원 정도만 지원받는다. 지원 예산을 현실화해 달라고 요구 중"이라며 "이와 함께 지자체들이 정부의 빈집 재정 지원에 대한 근거를 법령에 마련해 일회성이 아닌 지속적으로 지원할 수 있도록 건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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