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민주당의 '보복성 갑질' 대상이 된 정부 예산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가 내년도 정부 예산 심사에 들어갔다. 더불어민주당을 비롯한 야당은 검찰의 특수활동비를 전액 삭감한 데 이어 대통령실 예산 삭감을 벼르고 있다. 여당은 야당이 예산을 정쟁화(政爭化)한다고 반발한다. 특히 이재명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1심 유죄 선고 이후 민주당이 예산 심사에서 정부·여당을 거세게 압박할 것으로 예상돼 예산 정국은 깜깜하다.

국회 예결위는 25일까지 소위원회 심사를 마치고, 29일 전체 회의에서 예산안을 의결할 계획을 갖고 있다. 그러나 올해도 예산안 처리는 법정 시한(12월 2일)을 넘길 것으로 우려된다. 민주당이 정부안을 사수(死守)하려는 국민의힘에 총력 공세를 퍼부으면서 여야 대치가 극으로 치닫을 수 있어서다. 민주당은 "검찰을 비롯한 권력기관이 검증 안 된 예산, 깜깜이 예산을 사용하는 것에 대해 단호하게 삭감하겠다"고 밝혔다. 언뜻 들으면 옳은 말인 듯하지만, 여기엔 저의(底意)가 깔려 있다.

민주당은 법사위에서 이 대표 사건 수사를 한 검찰과 전 정권 감사를 한 감사원의 특활비 예산을 전액 칼질했다. 반면 이 대표 사건 판결을 앞둔 법원의 예산은 246억원 증액시켰다. 이는 '보복성 예산 갑질' '이 대표 방탄용 선심 예산'이다. 민주당은 정부 예비비(豫備費)를 4조8천억원에서 절반인 2조4천억원으로 깎았고, 대통령실과 경호실의 예산도 삭감하겠다고 엄포했다. 그러면서 이 대표의 핵심 공약인 지역화폐 사업 예산을 대폭 증액시키려 한다.

정부 예산은 민주당의 사금고(私金庫)가 아니다. 헌법 57조에 따르면 국회는 정부의 동의 없이 정부 예산안 항목의 금액을 증가시키거나 새 항목을 넣을 수 없다. 그런데 민주당은 이를 무시하고 있다. 현행법은 예산안 심사를 법정 시한까지 끝내지 못하면, 자동으로 정부안을 본회의에 올리게 돼 있다. 민주당은 이를 무력화시키기 위해 예산안 자동 부의(附議) 폐지를 위한 국회법 개정안을 밀어붙이고 있다. 이게 민주당이 강조하는 '먹사니즘'인가.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