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삼성, 여기는 오키나와] ⑤외야의 활력소, 박승규와 윤정빈

윤정빈, "올 시즌은 자신감 붙은 한 해"
박승규, "팬 마음 움직이는 야구 할 것"

삼성 라이온즈의 외야수 윤정빈. 채정민 기자
삼성 라이온즈의 외야수 윤정빈. 채정민 기자

프로야구 무대에서 주전 경쟁이 치열하다는 건 긍정적인 신호다. 경쟁에 뛰어든 선수들은 힘이 들지만 팀으로선 반가운 일. 그만큼 팀은 더 강해질 가능성이 크다. 삼성 라이온즈의 외야가 그렇다. 윤정빈과 박승규도 승자가 되기 위해 땀흘리는 중이다.

올 시즌은 윤정빈에게 특별했다. 2018년 입단 후 상무에서 군 복무를 마치고 다시 삼성 유니폼을 입고 1군 무대에 선 건 2022년. 당시엔 13경기를 뛰었고, 이듬해에도 28경기에 나서는 데 그쳤다. 올 시즌은 달랐다. 69경기에 출전해 타율 0.286, 8홈런, 23타점을 기록하며 안착 가능성을 보여줬다.

윤정빈은 "SSG 랜더스전에서 대타 홈런을 쳐 (원)태인이가 완투승을 거둘 수 있게 도왔을 때가 기억 난다"며 "LG 트윈스전 9회 케이시 켈리에게 팀 첫 안타를 뽑아 퍼펙트 게임을 막았을 때도 짜릿했다"고 했다.

삼성 라이온즈의 외야수들이 일본 오키나와에서의 마무리 훈련 도중 이종욱 코치의 타구를 잡는 훈련에 임하고 있다. 채정민 기자
삼성 라이온즈의 외야수들이 일본 오키나와에서의 마무리 훈련 도중 이종욱 코치의 타구를 잡는 훈련에 임하고 있다. 채정민 기자

그래도 아직 마음을 놓긴 이르다. 외야엔 구자욱과 김지찬이 버티고 있는 데다 남은 한 자리를 두고도 이성규, 김성윤 등 경쟁자가 여럿이다. 최근 전역 후 마무리 훈련에 합류한 박승규도 기대를 모으는 자원이다. 윤정빈이 마무리 훈련에서 부지런히 땀을 흘리는 이유다.

그는 "장타를 많이 만들 수 있게 훈련 중이다. 발사각을 높이기보다 땅볼이 안 나오게 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수비도 좀 더 발전해야 한다"며 "식단을 조절하고 취침 시간을 일정하게 하는 데도 신경 쓴다. 몸을 좀 더 가볍게 만들 계획"이라고 했다.

삼성 라이온즈의 윤정빈이 번트 훈련을 하고 있다. 채정민 기자
삼성 라이온즈의 윤정빈이 번트 훈련을 하고 있다. 채정민 기자

윤정빈의 '롤 모델'은 KIA 타이거즈의 좌타 거포 나성범. 윤정빈은 "트레이닝 코치님이 NC 다이노스에 계셨던 적이 있어 NC 출신인 나 선배를 소개시켜주셨다"며 "만나서 야구에 대해 많이 물어보고 배웠다. 방망이도 선물로 받았다. 감사드린다"고 했다.

윤정빈은 이번 시즌 타석에 자주 서면서 결과가 좋다 보니 자신감도 붙었다고 했다. 개인적으로 세운 목표 중 100경기 이상 출전하는 것 말고는 모두 달성했다고도 전했다. '해보니 된다'는 생각에 내년엔 좀 더 무리해 목표를 크게 잡아볼 작정이다.

그는 "100경기 이상 출전해 홈런을 17개 이상 치고 싶다. 3할도 쳤으면 좋겠다"며 "무엇보다 부상 없이 한 시즌을 보내는 게 가장 큰 목표다. 팬들을 즐겁게 해드릴 수 있어 기뻤는데 내년에 좀 더 즐겁게 해드리겠다"고 다짐했다.

삼성 라이온즈의 외야수 박승규. 채정민 기자
삼성 라이온즈의 외야수 박승규. 채정민 기자

박승규는 윤정빈보다 한 해 늦게 삼성 유니폼을 입었다. 최근 상무에서 군 복무를 마쳤고 마무리 훈련에 합류했다. 오랜만에 동료들과 함께하다 보니 감회가 새롭다고 했다. 특히 재능을 보이는 신인 선수들을 보니 반가우면서도 자신 역시 더 분발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단다.

상무에서 야구를 하던 건 박승규에게 전환점이 됐다. 규칙적인 생활, 자신을 절제하는 능력을 키웠다는 게 박승규의 말이다. 시야가 좁다는 걸 느껴 책도 읽고 주변 얘기도 많이 들었다. 식단을 관리하고 웨이트 트레이닝에도 더 신경 쓴다. 그 덕분에 몸이 더 커졌다.

그는 "이젠 해야 할 일과 하고 싶은 일 중 해야 할 일을 먼저 한 뒤 하고 싶은 걸 챙긴다"며 "조급해 하고 욕심을 내니 야구가 더 안됐다. 지금은 내가 해야 할 것에만 집중한다. 준비가 돼 있다면 기회가 주어졌을 때 좋은 결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삼성 라이온즈의 박승규가 번트 훈련을 진행 중이다. 채정민 기자
삼성 라이온즈의 박승규가 번트 훈련을 진행 중이다. 채정민 기자

최근 합류한 이종욱 코치는 박승규에게 큰 힘이 된다. 어릴 때부터 좋아하던 선수였는데 지도자로 만나게 돼 더 반가웠다고 했다. 공을 잡은 뒤 급정지하지 않고 구르면서 멈추는 훈련, 뛰어갈 때 흔들리는 시야와 자세를 교정하는 훈련 등 세세한 부분을 반복 연습 중이다.

박승규는 "수비가 내 강점이다. 타석에선 하체를 안정감 있게 가져가는 데 신경을 쓰고 있다"며 "야구는 마음을 움직이는 운동이라고 생각한다. 그라운드에 서게 된다면 팬들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게 할 것이다. 팬들이 힘을 낼 수 있는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고 했다.

일본 오키나와 온나손에서 채정민 기자 cwolf@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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