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무대에서 주전 경쟁이 치열하다는 건 긍정적인 신호다. 경쟁에 뛰어든 선수들은 힘이 들지만 팀으로선 반가운 일. 그만큼 팀은 더 강해질 가능성이 크다. 삼성 라이온즈의 외야가 그렇다. 윤정빈과 박승규도 승자가 되기 위해 땀흘리는 중이다.
올 시즌은 윤정빈에게 특별했다. 2018년 입단 후 상무에서 군 복무를 마치고 다시 삼성 유니폼을 입고 1군 무대에 선 건 2022년. 당시엔 13경기를 뛰었고, 이듬해에도 28경기에 나서는 데 그쳤다. 올 시즌은 달랐다. 69경기에 출전해 타율 0.286, 8홈런, 23타점을 기록하며 안착 가능성을 보여줬다.
윤정빈은 "SSG 랜더스전에서 대타 홈런을 쳐 (원)태인이가 완투승을 거둘 수 있게 도왔을 때가 기억 난다"며 "LG 트윈스전 9회 케이시 켈리에게 팀 첫 안타를 뽑아 퍼펙트 게임을 막았을 때도 짜릿했다"고 했다.
그래도 아직 마음을 놓긴 이르다. 외야엔 구자욱과 김지찬이 버티고 있는 데다 남은 한 자리를 두고도 이성규, 김성윤 등 경쟁자가 여럿이다. 최근 전역 후 마무리 훈련에 합류한 박승규도 기대를 모으는 자원이다. 윤정빈이 마무리 훈련에서 부지런히 땀을 흘리는 이유다.
그는 "장타를 많이 만들 수 있게 훈련 중이다. 발사각을 높이기보다 땅볼이 안 나오게 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수비도 좀 더 발전해야 한다"며 "식단을 조절하고 취침 시간을 일정하게 하는 데도 신경 쓴다. 몸을 좀 더 가볍게 만들 계획"이라고 했다.
윤정빈의 '롤 모델'은 KIA 타이거즈의 좌타 거포 나성범. 윤정빈은 "트레이닝 코치님이 NC 다이노스에 계셨던 적이 있어 NC 출신인 나 선배를 소개시켜주셨다"며 "만나서 야구에 대해 많이 물어보고 배웠다. 방망이도 선물로 받았다. 감사드린다"고 했다.
윤정빈은 이번 시즌 타석에 자주 서면서 결과가 좋다 보니 자신감도 붙었다고 했다. 개인적으로 세운 목표 중 100경기 이상 출전하는 것 말고는 모두 달성했다고도 전했다. '해보니 된다'는 생각에 내년엔 좀 더 무리해 목표를 크게 잡아볼 작정이다.
그는 "100경기 이상 출전해 홈런을 17개 이상 치고 싶다. 3할도 쳤으면 좋겠다"며 "무엇보다 부상 없이 한 시즌을 보내는 게 가장 큰 목표다. 팬들을 즐겁게 해드릴 수 있어 기뻤는데 내년에 좀 더 즐겁게 해드리겠다"고 다짐했다.
박승규는 윤정빈보다 한 해 늦게 삼성 유니폼을 입었다. 최근 상무에서 군 복무를 마쳤고 마무리 훈련에 합류했다. 오랜만에 동료들과 함께하다 보니 감회가 새롭다고 했다. 특히 재능을 보이는 신인 선수들을 보니 반가우면서도 자신 역시 더 분발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단다.
상무에서 야구를 하던 건 박승규에게 전환점이 됐다. 규칙적인 생활, 자신을 절제하는 능력을 키웠다는 게 박승규의 말이다. 시야가 좁다는 걸 느껴 책도 읽고 주변 얘기도 많이 들었다. 식단을 관리하고 웨이트 트레이닝에도 더 신경 쓴다. 그 덕분에 몸이 더 커졌다.
그는 "이젠 해야 할 일과 하고 싶은 일 중 해야 할 일을 먼저 한 뒤 하고 싶은 걸 챙긴다"며 "조급해 하고 욕심을 내니 야구가 더 안됐다. 지금은 내가 해야 할 것에만 집중한다. 준비가 돼 있다면 기회가 주어졌을 때 좋은 결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최근 합류한 이종욱 코치는 박승규에게 큰 힘이 된다. 어릴 때부터 좋아하던 선수였는데 지도자로 만나게 돼 더 반가웠다고 했다. 공을 잡은 뒤 급정지하지 않고 구르면서 멈추는 훈련, 뛰어갈 때 흔들리는 시야와 자세를 교정하는 훈련 등 세세한 부분을 반복 연습 중이다.
박승규는 "수비가 내 강점이다. 타석에선 하체를 안정감 있게 가져가는 데 신경을 쓰고 있다"며 "야구는 마음을 움직이는 운동이라고 생각한다. 그라운드에 서게 된다면 팬들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게 할 것이다. 팬들이 힘을 낼 수 있는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고 했다.
일본 오키나와 온나손에서 채정민 기자 cwolf@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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