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부산 연수 간 의원들이 지역 김장 행사에?…대구 동구의원 중도이탈 논란

"혈세 낭비한 꼴" 동구의회 내부에서도 비판 제기
기초의회 국내연수 감시체계 필요성 지적
동구의회 "지역 대표 행사여서 참석 불가피해"

대구 동구의회 전경. 매일신문 DB
대구 동구의회 전경. 매일신문 DB

대구 동구의회 일부 의원들이 국내 연수 도중 연수지를 이탈해 지역 김장행사에 참석한 것으로 확인됐다. 한 의원은 행사가 끝난 뒤에도 연수지로 복귀조차 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일고 있다.

19일 동구의회에 따르면 의장단을 포함한 구의원 6명은 지난 11일부터 13일까지 부산으로 2박3일 연수를 다녀왔다. 의회 전문성 강화 취지로 진행된 해당 연수에서 의원들은 숙박비와 견학비 등 명목으로 한 사람 당 85만원을 지원받았다.

문제는 연수에 참석한 구의원 전원이 연수 이튿날인 12일 대구로 돌아왔다는 점이다. 이들은 이날 오전 대구 동구 아양아트센터 앞에서 열린 김장나눔행사에 참여해 점심식사까지 마친 뒤에야 연수지인 부산으로 복귀했다. 이동시간까지 감안하면 하루 연수 일정을 통째로 날린 셈이다.

특히 한 의원은 개인 사정을 이유로 의회 측에 알리지 않고 연수지로 복귀조차 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날 김장 행사 뒤 구의원들의 점심식사 비용을 의정운영공통경비로 결제한 점도 뒤늦게 알려졌다. 해당 의원들에 대해 식비를 포함한 연수 경비가 지급된 상황에서 의정비로 식사비를 결제한 것은 적절치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의회 내부에서도 같은 비판이 제기돼 동구의회는 이날 오후 5시쯤 결제를 취소했다.

동구의회 A의원은 "연수 경비에는 견학비와 교육비도 포함되는데 지역 행사라고 하더라도 연수 일정 도중에 의원 전원이 이탈한 것은 혈세를 낭비한 꼴"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번 일을 일부 의원들의 단순 일탈로 보기 어렵다는 의견도 있다. 기초의회 국내연수의 경우 해외연수와 달리 보고서 작성 의무나 심의·공개규정이 없어 언제든 반복될 수 있는 일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조광현 대구경실련 사무처장은 "국내 연수도 해외연수처럼 사전 심의 절차나 보고서 작성 공개 등 관련 조례를 하루빨리 마련해야 한다"며 "매년 이런 행태가 반복되는 것은 해외연수에 비해 상대적으로 감시 체계가 미비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행사 참석 의원들은 김장행사가 동구를 대표하는 겨울 나눔 행사인 만큼 참석이 불가피했다는 입장이다.

정인숙 대구 동구의회 의장은 "연수 일정을 미리 잡아놓은 다음에 지역 김장 행사 소식을 듣게 됐다"며 "해당 행사는 지역 내 22개동의 새마을협의회·부녀회 회원이 참여하는 동구 대표 겨울 나눔행사여서 부득이 다녀올 수밖에 없었고 남은 연수 일정은 성실히 이행했다"고 해명했다.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