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혀를 차게 하는 이재명의 1억653만원 공금 유용 혐의

검찰이 경기도 법인카드 사적 유용(流用), 관용차 사적 사용 등 경기도 예산 1억653만원을 유용한 혐의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불구속 기소했다. 검찰은 예산 유용에 당시 경기도 비서실·의전팀 공무원들이 조직적으로 동원된 것으로 보고 전 경기도지사 비서실장 정모 씨, 전 경기도 별정직 공무원 배모 씨도 불구속 기소했다.

검찰에 따르면 이 대표는 경기도가 6천540만원에 구입한 제네시스 G80을 경기도지사 임기 내내 자가용처럼 전용(轉用)했다고 한다. 주로 이 대표 배우자인 김혜경 씨의 일정을 챙기는 '사모님팀'이 개인 모임, 병원 출입 등 김 씨가 필요할 때마다 이 관용차를 운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관용차 사적 사용으로 이 대표가 최소 6천16만원(임차료·세차비·주유비 등) 상당의 이익을 취득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또 '사모님팀'이 이 대표와 김 씨가 요구한 소고기·초밥·복요리 등 사적으로 먹을 음식 총 75건 약 889만원 상당을 경기도 법인카드로 결제했으며, 제사에 쓸 과일, 아침 식사로 먹을 샌드위치, 세탁비를 법인카드로 결제하거나 허위 지출 결의를 통해 경기도 예산으로 수천만원을 지출한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이 경기도 예산을 유용한 혐의로 기소함에 따라 현재 대장동 개발 비리, 위례신도시 개발 비리, 백현동 개발 비리, 성남FC 불법 후원금, 위증교사, 공직선거법 위반, 쌍방울 그룹 불법 대북 송금 등 7개 사건 11개 혐의로 일주일에 최대 4회 재판을 받고 있는 이 대표는 이제 8개 사건으로 많을 땐 일주일에 5회까지 재판을 받게 됐다. 방대한 사건 규모와 재판 횟수, 국회에서 서울중앙지법과 수원지법을 오가는 시간 등을 고려할 때 사실상 정상적인 당무(黨務) 수행이 불가능할 전망이며, 국회 상임위원회 활동, 본회의 출석, 여야 협의 등에도 차질이 클 수밖에 없다. 제1야당 대표의 '개인 사법 리스크'가 대한민국 정치에 막대한 피해를 끼치는 것이다.

검찰의 수사와 기소 내용이 재판에서 유죄 판결이 날 경우 이 대표는 지금까지와는 또 다른 성격의 타격(打擊)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 법인카드 유용과 관용차 사적 사용 및 이를 공적으로 사용한 것처럼 보이기 위해 꾸민 행위 등은 파렴치한 '잡범' 이미지를 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원내 1당 대표의 개인 사법 리스크가 대한민국 정치를 뒤흔든 것이 2년이 넘었다. 검찰 수사와 기소가 진행되고 재판이 하나씩 늘어나고,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1심에서 중형(重刑)이 선고되고, 위증교사 사건 1심 선고가 코앞(25일)으로 다가오면서 그 파장(波長)은 더욱 커지고 있다. 야당 대표 개인의 사법 문제가 나라 전체를 들쑤시고, 국민적 갈등과 분열을 야기하고, '방탄'과 '판결 부정' '법원 비판'으로 법치를 뒤흔드는 것이다. 이 소모적이고 시끄러운 논란을 종식하려면 법원이 신속하고 공정하게 재판을 진행하는 것 외에는 길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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