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거창대학-창원 대학 통합 논의, 거창군민 불만 쌓여가

거창대학 전경.거창대하구제공
거창대학 전경.거창대하구제공


경남 도립 거창대학과 국립창원대학교의 통합을 두고 거창군민의 불만이 높아지고 있다.

거창대학은 이른바 글로컬(Glocal) 사업이라는 이름 아래 진행되고 있는 창원대학교의 통합에 한쪽 당사자로서 대학 존립의 분기점을 맞고 있는 가운데 거창대학이 지역에서 차지하는 비중으로 볼 때 거창군민의 관심 또한 높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양 대학 통합은 지난 8월 국립창원대학교가 경남도립거창대학 등과 통합을 전제로 교육 부의 2024년 글로컬대학 중 하나로 선정되면서 논의가 시작됐다.

앞서 지난 3월에는 박민원 창원 대 총장이 거창군과 군 의회를 방문해 글로컬대학을 제안 한데 이어 4월에는 통합을 위한 대학간 업무 협약으로 통합의 물꼬를 텄다.

이런 움직임 속에서 군민들은 우선 통합의 주체가 기본적으로 대학이 되어야 하나 대학 운영에 비전문가인 경남도 가 전면에서 통합을 주도하면서 거창대학이나 거창군의 지역 실정을 제대로 반영하지 않고 있다는 점을 지적한다.

무엇보다 통합 이후 거창대학의 미래 비전이나 구체적인 특성 화 방향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에 불만을 터트리고 있다. 여기에는 거창대학을 현 상태로 유지 하면서 단순 통합에만 무게를 둔 현재의 움직임 대로라면 결국 거창대학은 사라지고 말 것이라는 것이 지역민의 공통된 걱정이 깔려있는 것으로 보인다.

거창군도 지역 여론이 들끓자 지역사회 여론 수렴을 거친 군의 의견을 경남도 와 창원 대학교, 거창대학에 제출하는 등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통합이 되면 대학의 재정 운영도 난제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올해 교육부의 Glocal 사업에 선정된 거창대학은 매년 도비 100∼120여억원을 지원 받게 되나 통합이 되면 더 이상 자체적으로 정부의 재정 지원 사업을 신청할 수 없게 된다.

특히 현재의 Glocal 사업이 끝나는 2028년 이후에는 창원 대학에서 거창대학으로 지원되는 재정이 최소한의 운영비 수준에 그칠 수 밖에 없어 이 또한 대학의 몰락을 부채질 할 것이라는 불안감이 상존한다.

또 거창대학에는 현재 870여명의 학생과 130여명의 교직원 등이 근무하고 있으나 통합 이후 거창캠퍼스 체제가 되면 전문 대학 사업도 일반 대학 사업도 직접 할 수 없는 딜레마에 부딪힌다. 그렇게 되면 대학의 경쟁력 약화는 물론 거창지역의 인구 감소와 고용 구조에도 악영향이 미친다는 점도 불안 요인이 되고 있다.

통합이 이루어지면 캠퍼스 부 총장을 두되 5년 이상 근무한 교수 또는 외부 저명 인사로 자격 요건을 정하고 있는 것도 교육공무원법의 개정을 전제로 하기 때문에 자칫 독소 조항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거창대학 구성원 중에서도 인적 자원이 많으므로 지역사회와 교감 할 수 있는 거창대학 구성원을 부 총장으로 두고 대학의 주요 의사 결정권을 부여하는 것이 지역과 대학이 함께 성장할 수 있는 최소한의 장치라는 주장도 나온다.

이처럼 몇 가지 문제점에도 불구하고 군민들은 대승적 차원에서 대학의 변화와 혁신을 통한 경쟁력 강화라는 '글로컬 대학' 추진에 공감하지만. 다만 통합을 추진하되 지역과 해당 대학의 목소리와 입장을 충분히 듣고 반영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거창과 거창군민에겐 도립 거창대학이 단순한 대학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거창군민들은 대학의 통합이 곧 지역 소멸을 부채질하지 않을까 하는 불안감 때문에
거창대학의 위기를 곧 거창의 위기로 인식한다. 대학의 문제에 지역사회 전체가 나서고 군민들의 관심이 쏠리는 까닭도 여기에 있다.

거창대학과 창원 대학의 통합 논의가 지역과 대학의 동반 성장과 상생이라는 통합의 큰 틀 안에서 통합 이후 거창대학의 미래 비전이 제시되고 보다 구체적 실행 방안이 담보될 때 거창군민의 불만과 불안을 가라앉히고 통합 추진도 힘을 얻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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