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의 산업의 성장과 더불어 데이터센터에 대한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AI 학습과 추론에 필요한 방대한 양의 데이터를 처리하고 저장하는 기능을 수행하기 때문이다. 삼성증권 리서치센터는 클라우드 사업이 확산하던 1차 호황에 이어 AI개발 경쟁으로 촉발된 2차 호황을 맞아 오는 2026년까지 데이터센터 시장 규모가 연평균 16%씩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현재 국내 데이터 센터는 수도권에 집중 분포해 있다. 또 향후 건설 예정인 데이터센터 역시 수도권 쏠림 현상이 뚜렷하다. 전력 소모가 극심한 데이터센터 이전을 통해 균형발전을 도모해야 한다는 주장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 데이터센터 수도권 밀집 한동안 이어질 듯
정부의 지방 분산 정책에도 불구하고 데이터센터의 수도권 밀집 현상은 유지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데이터센터연합회에 따르면 현재 투자 유치, 용지 확보, 건축 허가 취득 및 설계, 착공 등 구체적으로 사업이 진행 중인 데이터센터 36곳 가운데 수도권 입지는 절반이 넘는 21곳(58.3%)으로 나타났다.
민간 데이터센터의 수도권 비중은 매년 증가하다가 정부가 데이터센터 수도권 집중 완화 정책을 추진하고 지방자치단체가 적극적인 유치 경쟁에 뛰어들면서 최근 수도권 비중이 소폭 감소했으나 여전히 70% 이상 압도적인 비중을 차지한다.
현재 민간 데이터센터 85개 가운데 수도권 비중은 72.9%로 이는 2022년(76.3%)에 비해 3.4%포인트(p) 감소한 수치다. 이에 반해 대구경북은 5.8%에 불과하다.
한국데이터센터연합회는 "민간 데이터센터는 고객의 접근성, 인프라 우수성 등으로 수도권을 선호할 수밖에 없는 한계가 있다"며 수도권 집중 완화가 어려울 수 있다는 의견을 내놨다.
다만 지속 가능한 데이터센터 산업 발전을 위해 비수도권 인력 양성이 필요하다는 대안도 제시했다. 실제 민간 데이터센터 31.2%가 운영 인력이 부족하다고 인식하고 있으며 비수도권에서 전문인력을 더 구하기 힘든 상황이다.
이에 대해 연합회 측은 "인공지능(AI) 기술 발달의 핵심으로 꼽히는 데이터센터의 산업적 지위와 관련 법·기관을 시대 변화에 맞게 정비하고 장기적인 산업 발전을 위한 데이터센터 진흥 및 규제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 전기 먹는 하마 데이터 센터 분산 시급
데이터센터 건립으로 전력 수요도 덩달아 급증할 것을 예측된다. 특히 AI 상용화로 대규모 그래픽처리장치(GPU) 보유한 데이터센터를 가동할 경우 기존 데이터센터에 비해 3배 이상 많은 전력량을 필요로 한다.
문제는 데이터센터가 수도권에 밀집해 있어 전력수요도 쏠림 현상이 심화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산업통상자원부가 발간한 '데이터센터 수도권 집중 완화 방안' 자료를 보면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의 70%가 수도권에 집중돼 있다. 특히 2029년에는 수도권 데이터센터 전력 사용량 비중이 80%대로 확대되며 수도권 지역 신규 데이터센터 601곳 중 40곳(6.7%)만 적기에 전력 공급이 가능하다고 분석했다.
데이터센터 집중으로 인한 지역별 전력 수급 비대칭은 전력 계통에도 부담으로 작용한다. 비수도권에서 생산한 전력을 수도권으로 보내는 데 필요한 송전망 건설도 지연되고 있다. 대한상공회의소는 지속성장이니셔티브(SGI)는 20일 '산업계 전력 수요 대응을 위한 전력 공급 최적화 방안' 보고서를 통해 "최근 송전망 건설 사업이 평균 5∼6년 이상 지연되고 있다"며 "잇따른 사업 지연으로 전력 수요를 충족하지 못할 위험이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정부는 데이터센터 집중 완화를 위해 수요 분산 인센티브 및 정보제공·컨설팅 지원, 전력수급 여건과 연계된 입지 전략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지역 산업계에서도 데이터센터 유치를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지역 균형발전 차원에서도 분산을 적극 추진해야 한다는 것.
박윤하 대경ICT산업협회장은 "데이터센터는 반드시 특정 지역에 있어야 할 필요도 없고 오히려 보안, 안보적인 측면을 따졌을 때도 분산을 하는 것이 안정적이다. 실제 해외 빅테크의 사례를 봐도 분산하는 추세"라고 했다.
이어 "데이터센터 유치는 지역 IT산업계와 시너지 효과를 높여 산업 발전에도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4차산업혁명 시대 데이터가 가장 큰 자산이고 데이터를 관리하는 기반인 데이터센터를 확충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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