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덕여자대학교(동덕여대) 재학생의 절대 다수가 공학 전환에 반대 의사를 표명했다. 학생 총회에서 진행된 찬반 투표 결과 1천973명 중 1천971명이 반대 표를 던졌다.
20일 동덕여대 총학생회는 학생 총회를 열고 '공학 전환'과 '총장 직선제'에 대한 투표를 진행했다.
표결에 참여한 재학생은 1900여 명으로 집계됐다. △공학 전환 건엔 1천973명 △총장 직선제 건엔 1천933명이 참여했다. 이는 재학생(6천564명)의 3분의 1에 달하는 수준으로 회칙에 따른 개회 정족수(650여명)를 훌쩍 뛰어 넘었다.
투표 결과 공학 전환 안건은 1천973명 중 찬성은 0명, 반대는 1천971명, 기권 2명으로 부결됐다. 총장 직선제는 1천933명 중 찬성 1천932명, 반대 0명, 기권 1명으로 가결됐다.
이같은 결과는 21일 오전에 열릴 총학생회와 학교 측과의 면담에서 전달될 예정이다. 앞서 대학 측은 공학 반대가 학생 모두의 의견이 아니라는 이유로 이를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발표했기 때문에 투표 결과에 대한 반응이 주목된다.
동덕여대 총학생회는 "이번 결과를 대학 본부에서 좌시해서도, 흘러가는 한마디로 치부해서도 안 될 것"이라며 "학우들의 요구 실현을 위해 총학생회가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남녀공학 전환 추진을 두고 동덕여대에서는 지난 11일부터 학생들의 점거 시위가 이어지고 있다. 학교 건물의 출입문은 대부분 봉쇄됐고 기물 파손과 집단 수업 거부로 수업 진행이 어려운 상태다. 다만 전날 오전부터 예술대학 산하 회화 전공과 성악 전공의 대면 수업은 재개되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학 측은 엄중한 대응을 예고한 상태다. 전날 공지를 통해 "공학 전환은 지난 5일 혁신추진단 회의에서 의제 차원에서 거론됐다"며 "이번 사건의 가장 심각한 문제는 시위 주동 학생들의 행동이 너무 과격하고 폭력적이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오후 동덕여대 교수 235명은 학교 홈페이지에 "학생의 학습권과 교원의 수업권 침해가 지속되고 있다"면서 "교수들은 강의실과 실습실에서 학생과 함께 본연의 역할을 하고 싶다"며 시위 중단을 호소하는 입장문을 발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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