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북한인권재단 출범 8년째 가로막고 있는 민주당, 언제까지 이럴 건가

국민의힘이 국회 추천(推薦) 없이도 정부가 북한인권재단 이사를 임명할 수 있도록 한 북한인권법 개정안을 당론으로 발의했다. 국회가 정부의 요청을 받은 지 30일 안에 이사를 추천하도록 하되, 국회가 추천하지 않으면 통일부 장관이 30일 이내 추천을 재요청하도록 했으며, 이 기간 내에 국회가 추천하지 않을 경우 통일부 장관이 직권으로 12명 이내에서 이사를 임명할 수 있도록 한 것이 골자다.

뚜렷한 이유 없이 이사를 추천하지 않아 북한인권재단이 8년째 문을 열지 못하고 있는 현실을 돌파하기 위한 것이다. 통일부는 그간 국회에 14차례나 재단 이사 추천을 요청했고, 국민의힘도 올해까지 5차례 이사 후보를 추천했지만 민주당은 요지부동(搖之不動)이다. 여당 시절인 2018년 이사 추천을 한 번 한 것으로 끝이다.

민주당이 북한의 눈치를 본다는 비난이 나오는 것은 당연했다. 이번 개정안마저 민주당이 나 몰라라 한다면 비난의 수위는 더욱 높아질 것이다. 신동욱 국민의힘 원내수석대변인은 이번 개정안과 관련해 "민주당이 개정안을 수용하지 않는다면 북한 주민 인권에는 관심 없고 북한 권력자들에게만 관심 있다는 것을 자인하는 것"이라고 했는데 민주당은 새겨들어야 한다.

민주당의 재단 이사 추천 거부는 명백한 위법이기도 하다. 서울고등법원은 교섭단체 일부가 추천한 선정자들을 국회가 북한인권재단 이사로 추천하지 않는 것은 부작위(不作爲) 위법, 즉 해야 할 일을 하지 않는 위법이라는 판결을 내린 바 있다. 법을 만들고, 가장 앞장서 법을 지켜야 할 국회가 법을 어기는 막장극이 대한민국 국회에서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북한인권재단 출범은 북한 주민의 인권 보호와 증진을 위한 제도적 첫걸음이다. 그런데 민주당은 무슨 이유인지 재단 이사 추천을 거부해 북한인권재단의 출범을 가로막고 있다. 고의적 북한 주민 인권 보호와 증진의 방해라고 할 수밖에 없다. 민주당의 자세 전환을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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