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 행정통합 추진 동력을 얻기 위해 경상북도가 진행한 4개 권역별 설명회가 도민 무관심과 일부 시·군의 반대 입장만 공식적으로 확인한 채 지난 20일 마무리됐다. 통합 추진을 위한 경북도의회 의결이 당장 다음 달로 다가왔지만, 도민 무관심과 시‧군 반발만 수면 위로 드러난 셈이다.
경북도 등에 따르면 지난 20일 구미에서 열린 서부권 행정통합 설명회에는 안동·예천 주민으로 구성된 '경북·대구 행정통합 반대 대책위원회' 회원 300여명이 참석했다. 이날 참석자가 400여명 수준인 점을 고려하면, 행사장은 북부권 주민으로 가득 찼던 셈이다. 이로 인해 설명회 중간에 안동‧예천 주민 300여명이 한꺼번에 퇴장하면서 실내엔 도 관계자와 일부 지역구 기초의원 등만 남는 상황이 빚어지기도 했다.
이들은 남부권 설명회가 열린 지난 15일부터 행사장 안팎에서 반대 집회를 진행했다. 북부권 설명회가 열린 18일에는 안동시장·예천군수와 함께 통합 반대 공동성명서 등을 발표하기도 했다. 지역 기초단체장 가운데, 공식적으로 통합 반대 의사 표명을 한 건 당시가 처음이다.
대구시·경북도는 다음 달 각 시·도의회 의결을 통해 행정통합을 추진할 계획이지만, 이번 권역별 설명회를 통해 확인된 도민 무관심과 북부권 반대 등으로 인해 쉽지만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지역 정치권에서도 의원 입법 등의 형태로 통합 특별법안이 상정되는 데 대한 부정적 기류가 형성되고 있는 상황이다.
박형수 국민의힘 경북도당위원장은 지난 20일 스탠포드호텔안동에서 열린 경북도의원 총회에서 ▷주민의견 수렴 시간 부족 ▷도민 공감대 미형성 등 이유를 들며 "행정통합 특별법안 발의는 정부 입법으로 추진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당시 현장에 있었던 일부 도의원들도 박 위원장의 이 같은 주장에 긍정적 견해를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지역 정치권에선 의원 입법형태로 통합 특별법안을 발의해도, 대구‧경북 국회의원 전체의 동의를 얻기가 쉽지 않다고 본다.
지역구 국회의원 가운데는 통합에 대해 구체적으로 찬성‧반대 의사를 밝힌 인물은 현재까지 없다. 지역 국회의원 동의조차 받지 못한다면, 여소야대 정국의 국회를 통과할 가능성도 낮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각 권역별 설명회에서 좌장을 맡은 김태일 전 장안대 총장은 "민주당의 합의까지를 얻어내려면 더욱 더 시‧도민의 충분한 숙의 공론을 통한 합의 절차가 필요할 것"이라고 했다.
이에 대해 경북도 관계자는 "추가적으로 시‧군이나 각종 기관‧단체 등을 대상으로 주민의 의견을 수렴하는 과정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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