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우크라 장거리 미사일 공격에 러시아도 대대적 보복 '확전 양상'

우크라, 美에이태큼스 다음날 英스톰섀도 연일 러 본토 타격
러시아, 핵교리 개정하며 반발…"키이우에 ICBM 보복 준비"

20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는 영국에서 지원받은 공대지 순항 미사일 스톰섀도로 러시아 본토를 공격했다. 이날 스톰섀도는 북한군이 집결한 쿠르스크 지역을 타격한 것으로 알려졌다. AFP 연합뉴스
20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는 영국에서 지원받은 공대지 순항 미사일 스톰섀도로 러시아 본토를 공격했다. 이날 스톰섀도는 북한군이 집결한 쿠르스크 지역을 타격한 것으로 알려졌다. AFP 연합뉴스

1천일 넘게 러시아와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가 미국과 영국에서 지원받은 미사일로 연일 러시아 본토를 타격하고 있다. 이에 러시아도 핵무기 사용 조건을 완화하는 핵교리 개정을 발표한 데 이어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에 보복 공습을 준비 중이다. 이처럼 양 측의 공습 강도가 높아지면서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확전 우려도 커지고 있다.

◆우크라, 영 스톰섀도로 러 본토 타격

20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 등 외신에 따르면 우크라이나군은 전날 미국 에이태큼스 미사일로 러시아 브랸스크 군사 시설을 공격한 데 이어 이날은 영국에서 지원받은 공대지 순항 미사일 스톰섀도로 연일 러시아 본토를 공격했다. 스톰섀도 발사는 북한군이 집결한 쿠르스크 지역을 겨냥해 이뤄졌다.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러시아의 군사 블로거는 이날 러시아 쿠르스크 지역의 마리노 마을에서 스톰섀도 파편이 발견됐다고 전했으며, 익명을 요구한 서방 당국자도 블룸버그에 우크라이나군이 스톰섀도로 러시아 본토를 공격했다고 전했다.

우크라이나가 에이태큼스, 스톰섀도 등 서방의 무기로 러시아 본토를 타격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이는 미국과 영국 정부가 해당 무기를 이용한 러시아 본토 공격을 금지했던 제한을 최근 해제한 데 따른 것이다.

우크라이나가 이번에 러시아 본토 공격에 동원한 에이태큼스와 스톰섀도는 각각 사거리가 최대 300㎞와 250㎞에 달하는 미사일이다.

사거리상으로는 장거리 미사일 기준인 1천㎞에 미치진 못하지만, 타격 능력이 뛰어나 적진의 벙커나 탄약 저장고를 뚫을 수 있는 강력한 무기로 평가된다.

우크라이나 당국은 2022년 러시아산 천연가스를 튀르키예 등지에 수송하는 투르크스트림 가스관을 폭파할 계획을 세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020년 공식 개통된 투르크스트림은 크림반도 동쪽 러시아 아나파에서 출발해 흑해를 가로질러 튀르키예와 그리스 등 남동부 유럽으로 연결되는 가스관이다.

이런 가운데 미국 바이든 행정부는 최근 전쟁 발발 이후 처음으로 우크라이나에 대인지뢰 지원도 결정하는 등 무기 지원에 박차를 가하는 모양새다.

또 바이든 미국 행정부는 우크라이나의 부채 6조원 이상을 탕감해주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고 블룸버그통신이 2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 국무부가 지난 18일 의회에 보낸 관련 서한에 따르면 바이든 행정부는 우크라이나가 미국에 진 부채 46억5천만달러(한화 약 6조5천억원)의 탕감을 추진하고 있다.

20일 러시아 공수부대가 러시아에서 소련제 152mm 자주포인 Giatsint-S로 우크라이나를 향해 전투 작업에 참여하는 모습. EPA 연합뉴스
20일 러시아 공수부대가 러시아에서 소련제 152mm 자주포인 Giatsint-S로 우크라이나를 향해 전투 작업에 참여하는 모습. EPA 연합뉴스

◆러시아도 키이우 등 대대적 공습 준비

러시아는 서방 무기로 우크라이나가 자국 영토를 공격하자 대대적 보복에 나섰다. 러시아군은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 등에 대규모 공습을 준비하고 있다는 현지 매체의 보도가 나왔다고 텔레그래프는 전했다.

러시아 매체 모스콥스키 콤소몰레츠는 러시아군이 카스피해 인근 도시 아스트라한의 군사 기지에서 키이우로 RS-26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발사하기 위해 준비 중이라고 전했다.

만약 러시아군이 RS-26 미사일을 실제로 우크라이나에 발사한다면 이는 전쟁 발발 이후 처음이라고 텔레그래프는 서방 군사 전문가들을 인용해 짚었다.

러시아의 보복 공습 우려가 커지면서 미국과 이탈리아, 스페인, 그리스 등 서방 국가들은 이날 키이우에 있는 자국 대사관을 폐쇄하고 직원들에게 대피령을 내리기도 했다.

앞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가 에이태큼스로 러시아 본토를 처음 공격한 날인 19일 핵무기 사용 조건을 완화하는 내용의 새로운 핵 교리를 발표하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과 우크라이나 휴전 협정을 논의할 의향이 있다고 로이터통신이 2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다만 푸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을 포기해야 하며 현재 점령 중인 우크라이나 영토를 대거 양보하는 것은 배제한다는 조건을 달았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한편, 러시아는 2014년 합병한 크림반도를 포함해 우크라이나 영토의 18%를 장악하고 있다. 돈바스(도네츠크와 루한스크 통칭)의 80%, 자포리자와 헤르손의 70% 이상을 통제하고 있다. 이밖에 하르키우의 3% 미만과 미콜라이우 영토 일부를 점령 중이다.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