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울, 꽃, 보석, 향수, 실크 등 전 세계인의 사랑을 받으며 근현대 소비주의 사회를 움직여온 아름다운 물건들에는 공통점이 있었다. 모두 어둡고, 추하고, 비밀스러운 역사가 있었다는 점이다. 거울에는 수은에 중독된 사람들의 고통이, 향수에는 인간의 금지된 욕망이, 립스틱에는 으깨진 딱정벌레가, 보석과 실크에는 죽어간 수많은 노동자들의 이야기가 숨어 있다.
미적 취향은 다양하지만 사람들이 미를 추구하는 방식은 동일하다. 바로 아닌 '구매'다. 소비주의 사회는 아름다운 모든 것들을 상품화했고, 상품화하고 싶은 모든 것들을 '아름다운 것'으로 포장했다.
과학, 역사, 회고록의 형식을 넘나드는 이 책은 미국의 예술, 디자인 분야의 유명 칼럼니스트인 케이티 켈러허가 인류 전체를, 무엇보다도 자기 자신을 매혹시켰던 아름다운 물건들의 가장 깊숙한 곳을 탐구하는 여정을 담은 에세이다. 아름다운 물건들에는 인간의 욕망이 투사돼 있고, 인간의 욕망은 언제나 상식을 넘어선다. 켈러허는 욕망의 추악함이 바로 아름다움의 일부이자 본질이라는 결론에 이른다.
저자는 "참을 수 없을 정도로 아름다운 것을 발견할 때마다 그것을 자세히 들여다보라.
익숙한 부패의 그림자를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한다. 384쪽, 2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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