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산 철강의 저가 공세로 대구지역 산업계에도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국내 철강 산업이 위축되면 타 산업군도 간접적인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중국산 철강 제품의 점유율이 확대되면 수입 의존도가 높아지고 중장기적으로 경쟁력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21일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작년 중국의 철강 순수출은 약 341억달러에 달한다. 전고점인 2014년 343억달러에 근접했다. 한국철강협회 자체 통계를 보면 지난해 중국산 철강재 수입은 873만t으로 전년보다 29.2% 증가했다. 올해도 수입 물량은 늘어나는 반면 수출 단가는 하락세다.
대구 성서산업단지 소재 금속가공 전문기업 A사는 국내 철강기업으로부터 원자재를 공급받고 있다. 중국산이 더 저렴하지만 품질을 보장할 수 없기 때문이다.
A사 대표는 "현재 생산하는 제품 가운데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차부품의 경우 원청에서 국내산 철강을 사용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중국산이) 가격은 저렴할지 몰라도 아직 한국산이 신뢰도가 더 높다"면서 "다만 중국산 품질도 이전에 비해 개선이 많이 이뤄졌고 가격도 비교하기 힘들 정도로 낮아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철강도 수입에만 의존하는 날이 오는 것은 아닌지 걱정"이라고 했다.
철강 유통업계도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중저가 제품은 이미 중국산에 잠식당하고 있다는 위기감이 높다.
철강유통업체 B사 관계자는 "품질력이 높은 제품은 한국산이 여전히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면서 "당장 문제는 없지만 내년부터 미국이 관세전쟁을 시작하면 중저가 철강 제품을 수입하는 데 차질을 겪을 수 있다. 공급이 제때 이뤄지지 않으면 산업계 전반에 부정적 영향이 불가피하다"고 했다.
대구상공회의소가 최근 지역 제조사를 대상으로 중국 저가물량으로 인한 피해를 조사한 결과, 실적에 영향을 받거나 피해 가능성이 있다는 응답 기업이 65.6%로 조사됐다.
이상길 대구상의 부회장은 "철강산업은 국가 기간산업이자 지역 경제의 허리 역할을 담당해 왔다. 산업 전후방에 미치는 영향이 매우 큰 만큼 정부 차원의 조속한 대책이 필요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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