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 핑계다. 모두 내 잘못이다."
국내 최고 슈터 계보를 잇는 이현중(일리와라)이 고개를 숙였다.
3년 만에 남자농구 대표팀에 돌아온 그는 21일 경기도 고양소노아레나에서 열린 국제농구연맹(FIBA) 아시아컵 예선 3차전에 출격했다. 국내 팬 앞에서 처음으로 태극마크를 달고 뛴 그는 3점슛 11개를 시도해 단 1개만 넣었다. 성공률은 9.1%.
이날 한국이 인도네시아를 손쉽게 제압할 걸로 예상됐지만 이현중의 슛이 터지지 않으면서 어려운 경기를 펼쳤고, 가까스로 86-78 진땀승을 거뒀다.
이현중은 경기 뒤 믹스트존(공동취재구역)에서 취재진들에게 "최고의 경기력을 보이지 못한 나 자신에게 실망스럽다"고 말했다.
이어 "내가 팀에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친 것 같다. 자신 있게, 과감하게 쏴야 했는데 슛 때문에 다른 플레이에도 영향이 갔다"며 "믿고 써주신 감독님, 코치님, 팬들께 죄송스럽다"고 자책했다.
소속팀과 대표팀에서의 역할이 다른 이현중은 이 또한 연구하고 공부하겠다고 의지를 보였다.
이현중은 "소속팀에서는 나를 완전히 슈터로 기용하는데, 여기서는 소집 기간이 짧기도 해서 역할 분담이 잘 되지 않은 부분도 있다"면서도 "이 역시 핑계다. 팀원들이 다들 이타적이었고 수비에서도 좋은 모습을 많이 보여줬다. 나만 멘털을 잘 잡으면 큰 걱정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아직 4번으로서 움직임이 익숙하진 않지만, 감독님이 주문하시고 팀도 필요로 한다면 어떻게 잘 수행할지 공부하고 잘 해내겠다"고 덧붙였다.
남자농구 대표팀은 24일 같은 장소로 호주를 불러들여 아시아컵 예선 4차전을 치른다.
호주 무대를 누비는 이현중은 "호주의 모든 선수를 경계해야 한다. 인도네시아보다 스킬도 좋고 신장도 당연히 크다"고 단언했다.
이어 "호주 NBL에서 정말 기술이 좋은 선수들"이라며 "스카우팅을 좀 더 세세하게 해야 한다. 골 밑 선수들의 신장도 우리보다 훨씬 높기 때문에 오늘처럼 박스아웃을 한다면 리바운드를 많이 빼앗길 것"이라고 경계했다.
그러면서 "하나하나가 다 빨라야 한다. 도움 수비도 한발 빨리 와야 한다"며 "오늘처럼 심판 콜이 불리한 경우에도 항의는 하되, 다시 팀적으로 집중해야 한다. 심판이 방해 요인이 돼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현중은 경기 뒤 홀로 코트에 남아 약 30분 동안 3점슛 쏘며 호주전을 기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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