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 매출 1천억 달러의 '엔비디아'도 "정상에 있을 때는 내리막 외에 갈 곳 없다"

3분기 매출 5개 분기 만에 첫 두자릿수 증가…블랙웰 출시와 시장 과도한 기대 조심해야

엔비디아. 연합뉴스

인공지능(AI) 칩 선두 주자 엔비디아의 성장에 대해 지나친 낙관론을 경계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신제품 블랙웰 출시 문제가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연간 매출이 처음으로 1천억달러(약 139조9천억원)을 넘어선 엔비디아에 대해 21일(현지시간) "엔비디아가 정상에 있다"면서도 "정상에 있을 때는 내리막 외에 갈 곳이 없는 경우가 흔하다"면서 이같이 보도했다.

엔비디아는 전날 2025회계연도 3분기(8∼10월)에 시장 전망치를 넘어서는 350억8천만달러(약 49조1천억원) 매출과 0.81달러(1천133원) 주당순이익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WSJ은 엔비디아의 성과에 대해 부정적 측면도 존재한다고 평가했다. 우선 AI 붐에 대한 기대 덕분에 엔비디아 주가가 급등했지만, 이러한 기대에 완전히 부응하는 것은 엔비디아에게 부담이 되고 있다.

성장 속도가 다소 떨어지고 있는 상황이 펼쳐진다는 점도 언급했다. 3분기 매출은 작년 동기 대비 94% 늘었지만 매출 증가율이 두 자릿수대로 낮아진 것은 5개 분기 만에 처음이다.

엔비디아 주가가 전날 시간외거래에서 1% 안팎 내리는 모습에서도 이 같은 우려를 보여주고 있다.

특히 WSJ은 이번 분기부터 인도될 블랙웰이 향후 엔비디아의 주가 방향을 결정지을 주된 요소로 내다봤다. 블랙웰은 엔비디아의 차세대 먹거리로 높은 기대를 받고 있지만, 제품 구성이 복잡하고 발열 등의 문제가 거론된다. 이는 블랙웰이 얼마나 빨리 매출에 기여할 수 있을지에 불확실성으로 작용하고 있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콘퍼런스콜(전화회의)에서 "블랙웰에 대한 수요는 매우 강하다"면서도 이후 "우리의 가이던스(실적 전망)는 한 번에 한 분기씩"이라고 환기하기도 했다.

이밖에 이미 미국 정부가 첨단 반도체의 대중국 수출을 제한하는 가운데 대중국 60% 관세를 공약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집권하면 엔비디아의 중국 매출이 더 타격을 받을 가능성이 거론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