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우리금융 부당대출 수사 확대...임종룡의 종합금융그룹 꿈, 물거품 기로

피의자 전환된 조병규 우리은행장, 연임 불발
검찰, 손태승 전 회장에 구속영장 청구...임종룡 회장 피의자 전환도 초읽기

임종룡 우리금융그룹 회장. 연합뉴스
임종룡 우리금융그룹 회장. 연합뉴스

손태승 전 우리금융그룹 회장의 부당대출 의혹에 대한 검찰 수사가 급물살을 타며 수사 대상 역시 확대되는 가운데 임종룡 우리금융그룹 회장이 추진해 온 종합금융그룹 도약이라는 목표가 이번 부당대출 사태로 인해 물거품이 될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금융 이사들은 이날 오후 우리금융 본사에서 정례 이사회를 열고 조병규 우리은행 은행장 연임이 어렵다는 데 뜻을 같이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금융 이사들은 조병규 은행장의 실적 등 리더십은 인정하지만, 부당대출 사건이 확대되는 상황이라는 점에서 임기 만료 후 교체가 불가피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이 조병규 은행장을 피의자로 전환한 만큼 리스크를 배제할 수 없다는 인식이 깔린 것이다.

차기 우리은행장 후보는 별도 롱리스트(1차 후보군)나 숏리스트(적격 예비 후보군)없이 최종 후보격으로 다음 주 중 윤곽을 드러낼 전망이다.

우리금융지주 이사들은 22일 오후 서울 중구 우리금융 본사에서 정례 이사회를 열고 조병규 행장 연임이 어렵다는 데 뜻을 같이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이날 검찰은 친인척 부당대출 의혹과 관련해 손태승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사진은 22일 서울 중구 우리은행 본점 모습. 연합뉴스
우리금융지주 이사들은 22일 오후 서울 중구 우리금융 본사에서 정례 이사회를 열고 조병규 행장 연임이 어렵다는 데 뜻을 같이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이날 검찰은 친인척 부당대출 의혹과 관련해 손태승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사진은 22일 서울 중구 우리은행 본점 모습. 연합뉴스

여기에 더해 서울남부지방검찰청 금융조사1부(김수홍 부장검사)는 22일 이번 부당대출 사태의 핵심 인물인 손태승 전 회장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검찰이 손 전 회장에게 적용한 혐의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배임이다. 검찰은 지난 20일부터 손 전 회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해 고강도 조사를 이어왔다.

특히 검찰은 임종룡 회장과 조 은행장을 비롯한 현 경영진이 부당대출을 인지하고도 금융당국에 제대로 보고하지 않았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수사를 진행 중이다. 지난 18일에는 우리은행 본점을 압수수색하기도 했다. 당시 임 회장과 조 은행장 사무실은 물론 실무 관련 부서 대부분이 압수수색 대상이 됐다.

피의자로 전환된 조 은행장에 대한 검찰의 소환이 임박한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인데, 검찰의 조 은행장 수사 결과에 따라 임 회장 역시 피의자로 전환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태다.

결국 임 회장 역시 수사 방향에 따라 자신의 거취를 결정할 수밖에 없게 된 것. 문제는 이 경우 임 회장이 지금까지 추진해 온 종합금융그룹 도약이라는 목표 역시 이루기 힘들다는 의견이다.

임 회장은 지난해 3월, 취임과 동시에 비은행 포트폴리오를 확대하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이후 우리투자증권을 출범시키며 증권업에 재진입하고, 생명보험사 인수합병을 추진하며 종합금융그룹으로 도약을 위해 공을 들여왔다.

금융권 관계자는 "우리금융의 비은행 포트폴리오 강화는 모두 쉽게 결정하거나 추진할 수 없는 굵직한 사업들이다. 특히 금융당국의 승인도 필요하지만, 쉽지 않아 보인다. 또 주요 경영진에 대한 리스크가 큰 만큼 계획이 제대로 진행될 수 없다는 점은 자명한 사실이다"고 말했다.

한편, 검찰과 우리금융 문제를 긴밀히 협조 중인 금감원은 별도로 부당대출 의혹을 조사하면서 올해 국회 국정감사에서도 문제로 지적된 우리금융의 동양·ABL생명 인수합병(M&A)에 대한 적정성도 검토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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