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애들 못되고, 무섭다"더니 초등생 4명 무차별 폭행한 70대 女

때리고 밀치고 발로 차고, 머리채를 잡고 벽을 치기도
아이들 "어른이 때리면 맞아야 하는 줄, 엄마도 맞을까 무서웠다"
"아이들이 먼저 유리창깨고 심한 욕했다, 약이 너무 올랐다"

폐가에서 유기동물을 보호하던 70대 여성이 초등생들을 무차별적으로 폭행했다. JTBC 사건반장 캡처

폐가에서 유기 동물을 돌보던 70대 노인이 초등학생 4명을 무차별 폭행하는 사건이 벌어졌다. CCTV에는 폭행 장면이 고스란히 담겨 있지만, 이 노인은 결백을 주장하고 있다.

지난 21일 JTBC '사건반장'에 따르면 경기도의 한 아파트에 거주하는 여성 A씨는 지난 10일 9세 아들이 온몸에 먼지를 뒤집어쓴 채 귀가해 깜짝 놀랐다. 아이는 자전거를 타다 넘어져 얼굴이 바닥에 긁혔다고 이야기했고, 이에 A씨도 대수롭지 않게 넘겼다.

그런데 A씨는 다음날, 사건의 충격적인 전말을 이웃에게 듣게 됐다. 아들이 70대 여성인 B씨에게 무차별적으로 폭행을 당했다는 것이다. A씨가 확인한 CCTV에는 B씨가 아이 4명의 얼굴을 휴대전화로 찍고 전화번호를 물어보며 SNS에 올리겠다고 협박하는 장면이 담겨 있었다.

A씨는 "30분 동안 폭언이 지속됐다. 폭행은 간헐적으로 있다. 처음에 폐가에서는 나뭇가지, 지팡이 도구를 사용해서 아이들이 맞았고 아이 머리채 잡고 벽을 쳤다"며 "단지 내에 와서 아파트 입구 쪽에서 자전거 타고 있는데 주먹으로 얼굴을 사정없이 때려서 자전거에서 결국 쓰러졌다. 쓰러지면 발로도 때리고, 화단에서 쓰러지는데 화단에서 사정없이 신발로 맞았다고 아이는 표현한다"라며 분통을 터뜨렸다.

아이들은 전에도 B씨가 나뭇가지나 지팡이 등으로 아이들을 때리고 멱살을 잡고 벽에 밀어붙여서 머리를 다치게 하는 일도 있었다고 주장했다. 아이들은 "어른이 때리면 맞아야 하는 줄 알았고, 엄마도 맞을까 두려웠다"며 어른들에게 피해 사실을 말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아들이 낯선 어른을 보면 눈도 잘 마주치지 못하고 발소리가 나면 B씨가 찾아온 거 아니냐며 두려워한다며 "이사를 고민할 정도의 상황인데, 잘못한 것도 없는데 왜 우리가 이사를 해야 하는지"라며 억울해했다.

B씨는 아파트 앞 폐가에서 유기 동물들을 돌보고 있다. 아이들이 폐가에 들어오자 B씨가 드나들지 말라며 아이들을 막아 세우면서 갈등이 생겼고, 그 말을 듣지 않자 폭행한 것으로 파악됐다.

그러나 B씨는 아이들을 절대 때린 적 없다며 결백을 호소하는 한편, 오히려 아이들이 자신에게 못되게 굴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아이들이 들어와 유리창을 깼고 먼저 심한 욕을 했고 좋게 말로 했는데 증손주뻘 되는 애들이 자전거를 타고 왔다 갔다 해서 얼마나 약이 올랐는지 모른다. 요즘 애들 너무 무섭다"라고 발뺌했다.

한편 B씨가 유기 동물을 챙기기 위해 사용하던 폐가는 공원 예정 부지로, 시 소유의 땅이지만 B씨가 무단 점유해서 사용하고 있었다는 사실도 밝혀졌다. 관할 시청은 "일반인이 못 드나들도록 안전하게 통제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