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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주참외, '사드 괴담' 오명 딛고 세계적 명성 얻었다

성주참외는 사드 괴담의 오명을 딛고 올해 사상 최대 실적인 조수입 6천200억원을 달성했다. 성주군 제공
성주참외는 사드 괴담의 오명을 딛고 올해 사상 최대 실적인 조수입 6천200억원을 달성했다. 성주군 제공

경북 성주군 특산물 성주참외는 세계적 명품 반열에 오르기까지 오이녹반모자이크병과 기후 변화 등 다양한 충격으로 생산량과 품질에 영향을 받는 등 부침을 겪었다. 이중 사드(THAAD,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결정에 따른 '사드 괴담'은 결정타가 됐다.

2016년 성주군 초전면에 사드 배치가 결정되면서 지역과 국민들 사이에 격렬한 논쟁이 일었다. 특히 일부 정치인과 반대 단체들은 사드 레이더에서 발생하는 전자파가 인체와 농작물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주장을 펼치며, 이를 중심으로 한 괴담이 확산했다. 이러한 괴담은 성주참외의 이미지와 판매량에 직접적인 타격을 주며 지역 경제에 심각한 피해를 남겼다.

올해 5월 홍콩 한인홍에서 열린 성주참외 홍콩수출 MOU. 성주군 제공
올해 5월 홍콩 한인홍에서 열린 성주참외 홍콩수출 MOU. 성주군 제공

사드 괴담은 주로 전자파가 농작물, 특히 성주참외에 악영향을 끼친다는 것이었다. 일부 정치인들은 2016년 반대 집회에서 사드 전자파를 언급하며 "몸이 튀겨질 것 같다"는 내용의 개사곡을 부르며 괴담을 퍼뜨렸다. 당시 괴담은 전자파가 참외를 오염시켜 소비자들에게 유해할 수 있다는 주장으로 발전했고, 이는 소비자들의 구매 심리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다.

송주섭 초전면 고산리 이장은 "괴담은 사드 레이더에 나오는 전자파가 참외를 썩게 만든다, 전자파에 몸이 튀겨진다는 등 진짜 말도 안되는 '괴담' 수준이었지만 그로 인한 폐해는 상상 이상이었다"며 "당시 사드 배치 결정에 분노한 군중들 앞에서 사드 전자파 참외 괴담을 목이 터져라 외치던 방송인과 정치인을 지금도 똑똑히 기억한다"고 했다.

송주섭 성주군 초전면 고산리 이장이 2016년 당시 사드 괴담에 대해 이야기 하고 있다. 매일신문 DB
송주섭 성주군 초전면 고산리 이장이 2016년 당시 사드 괴담에 대해 이야기 하고 있다. 매일신문 DB

괴담은 성주참외 뿐만 아니라 성주 주민들에게 다양한 경제적, 사회적 피해를 안겼다.

2015년 4천20억원에 달했던 성주참외 매출은 2016년 300억원이 감소한 3천710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단순한 경제적 손실을 넘어 농민들의 생계에 직접적인 위협을 가했다. 당시 전국 대형마트와 소비자들 사이에서 '사드 참외'라는 오명이 붙으며 소비가 급감했다. 농민들은 과잉 생산된 참외를 폐기해야 했고, 참외 가격 하락으로 인해 수익이 급격히 줄어들었다. 이로 인해 많은 농가가 심각한 재정난을 겪으면서 지역 경제 전체가 침체 상태에 빠졌다.

성주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도 형성됐다. 일부 사람들이 성주를 '위험한 지역'으로 인식하게 되면서 다른 농산물 판로에도 어려움이 생겼고, 특히 외국 시장에서 성주참외의 인식에 부정적 영향을 끼쳤다. 관광객은 사드 배치 지역이라며 방문을 피했고, 지역민심은 갈라지는 등 사회적 갈등도 심화됐다.

지난해 6월 성주를 방문한 김기현 당시 국민의힘 대표가 성주참외를 시식하고 있다. 성주군 제공
지난해 6월 성주를 방문한 김기현 당시 국민의힘 대표가 성주참외를 시식하고 있다. 성주군 제공

괴담이 점차 해소되면서 성주참외는 다시금 소비자의 신뢰를 회복해갔다. 성주군과 지역농협은 참외의 안전성을 알리기 위해 대규모 홍보 캠페인을 전개했고, 다양한 유통 채널을 통해 품질을 강조했다. 그 결과 성주참외 매출은 2020년 5천19억원, 2022년 6천14억원을 기록하며 매년 성장했다. 특히 올해는 사상 최고치인 6천200억원을 달성하며 성주참외는 세계적 명성을 얻었다. 사드 괴담이 명백한 거짓임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현재 성주참외는 전 세계적으로 우수한 품질과 높은 당도로 인정받고 있다. 성주는 기상재해가 적고, 겨울철 안개가 거의 발생하지 않는 이상적인 재배 환경을 갖추고 있어 참외 생산에 최적의 조건을 제공한다. 성주참외 과채류연구소는 지속적인 품질 관리와 연구를 통해 참외의 경쟁력을 높이고 있으며, 지역 농가와의 협력을 통해 생산성과 수익성을 더욱 향상시키고 있다.

이병환 성주군수가 성주참외 접목 현장을 방문해 호박 대목을 손질하고 있다. 성주군 제공
이병환 성주군수가 성주참외 접목 현장을 방문해 호박 대목을 손질하고 있다. 성주군 제공

이병환 성주군수는 "사드 괴담은 과학적 근거 없는 소문이 지역 경제와 사회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사례였다. 그러나 성주참외 농가와 지역 사회는 이를 극복하기 위해 단합했고, 오늘날 성주참외는 세계적인 특산물로 자리 잡았다. 성주군은 이 경험을 바탕으로 지역 농산물의 브랜드 가치를 더욱 높이며, 괴담으로부터 얻은 교훈을 발판 삼아 지속 가능한 성장을 이어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난 3월 서울 쿠팡 본사에서 열린 성주참외 온라인 유통 활성화를 위한 MOU. 성주군 제공
지난 3월 서울 쿠팡 본사에서 열린 성주참외 온라인 유통 활성화를 위한 MOU. 성주군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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