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세 시대를 맞아 건강하게 오랫동안 살기 위해 달리기를 하는 사람이 늘어나면서 관련 제품 시장이 크게 성장하고 있다. 러닝화를 중심으로 매출이 크게 오르고, 리셀 시장 활성화는 물론 계급도까지 등장했다.
◆남녀노소 러닝 열풍
24일 카카오스타일에서 운영하는 4050 패션 플랫폼 포스티에 따르면 '러닝'이 중장년층 사이에서도 인기 스포츠로 자리 잡으며 관련 상품 거래액이 7배 이상 증가했다. 젊은 세대 사이에서 시작된 '러닝' 열풍이 중장년층 사이에서도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특히 무더위가 지나가 달리기 좋은 가을철을 맞은 최근 한 달(9월 23일~10월 21일) 동안 포스티에서 '러닝'키워드 검색량이 94% 증가했다. 한 달 만에 검색량이 두 배 가량 증가한 셈이다. 덩달아 관련 거래액도 91% 뛰었다. 특히 러닝화 키워드가 포함된 상품 거래액이 7배(636%) 이상 급증하면서 인기를 실감케했다.
KB금융그룹 '2024 한국 웰니스 보고서'를 살펴보면 50·60대는 실제 나이보다 체감 나이를 2~5세 적게 인식하는 것으로 나타나는 등 활동적인 야외 스포츠를 즐기는 액티브 시니어가 증가하고 있는 상황이다.
카카오스타일 관계자는 "나이에 구애받지 않고 젊은 세대와 마찬가지로 활동적인 스포츠를 즐기는 중장년층이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라며 "포스티에서 개인의 취향에 맞는 다양한 스포츠 의류를 합리적인 가격에 구매할 수 있도록 브랜드와 상품을 계속해서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러닝 열풍을 일으킨 MZ세대의 '펀러닝' 문화는 '러닝코어'라는 새로운 패션 트렌드까지 이끌어 내고 있다. 러닝코어는 단순히 운동복을 넘어서 러닝화, 스마트워치, 가방 등 액세서리를 통해 기능성과 패션성을 동시에 갖춘 제품을 일컫는다.
◆디자인에 기능까지 담은 러닝화
러닝화가 단순한 운동화를 뛰어넘어 달리기 문화의 대표 아이템으로 자리 잡은 만큼 러닝족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 디자인은 물론 성능까지 두마리 토끼를 잡은 제품들이 대거 출시되고 있다.
스포츠 브랜드 중 가장 유명한 나이키는 러닝족을 사로잡기 위한 '나이키 보메로 18' (Vomero 18)을 선공개했다. 출시일은 내년 2월 27일이다. 이 모델은 내구성은 물론 디자인까지 고객의 목소리를 직접들으며 제작했다. 나이키는 자사 대표 폼 기술 중 줌X(ZoomX)와 리액트X(ReactX)를 결합해 최상의 쿠셔닝을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또 여성의 스타일 선호도를 염두해 설계한 보메로 18은 러너들이 각자의 개성을 표현할 수 있도록 대표 컬러인 '앳모스피어 핑크'(Atmosphere Pink) 등 경쾌한 컬러 조합으로 구성했다. 마리안 도허티(Marian Dougherty) 나이키 글로벌 러닝화 부문 수석 디렉터는 "러너들이 러닝화를 선택할 때 보다 직관적인 경험을 원한다는 피드백을 들었다"며 "우리는 시대를 초월한 쿠셔닝의 필요성에 집중하며 로드 러닝화 라인업을 더욱 간소화했다"고 설명했다.
푸마(PUMA)의 주력 러닝화 5종은 미국 족부의학협회(APMA)로부터 기능성 인증을 취득했다. 신체 부하를 덜어줄 수 있는 안정성을 갖춘 러닝화 제품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이 같은 인증은 괄목할 만한 성과라는 게 푸마 측 설명이다. APMA는 1912년 설립된 미국 최대의 족부 전문협회로, 매년 신발과 같이 발 건강에 큰 영향을 끼치는 제품이 올바른 기능을 제공하는지 평가해 인증마크를 부여하고 있다.
푸마코리아 관계자는 "APMA에서 안정성을 검증 받은 5종 외에도 모든 푸마 러닝화 제품은 러너가 오래도록 건강하게 러닝을 이어갈 수 있도록 우수한 성능을 갖추고 있다"며 "모든 러너가 부상 없이 최상의 퍼포먼스를 낼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러닝화 등 스포츠 의류 매출 쑥
이처럼 큰 인기를 얻으면서 가장 큰 실적을 올린 분야 운동화다. 시장 조사 기관 유로모니터 조사에 따르면 국내 운동화시장 규모는 2021년 2조7천761억원, 2022년 3조1천289억원, 2023년 3조4천150억원을 기록했다.
패션업계에서는 올해 운동화 시장이 크게 성장해 4조원을 돌파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이 가운데 러닝화 비중은 1조원을 넘을 것으로 추산된다.
러닝화의 인기는 패션업계의 통계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패션플랫폼 무신사는 지난 7월부터 최근 3개월간 러닝화 거래액이 전년 동기 대비 53% 증가했다고 밝혔다. 지난달 지그재그 가 진행한 조사에서 최근 한달(9월 23일~10월 6일) 2주간 러닝화 거래액이 전년 동기 대비 무려 952% 늘었다.
실제로 지역 백화점에서도 러닝 관련 브랜드 매출이 크게 신장했다. 지난 3분기(7~9월) 롯데백화점 대구점 스포츠 상품군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3%가량 높다.
특히 런닝 관련 대표 브랜드인 나이키와 아디다스의 신장율을 보면 런닝에 대한 인기를 실감할 수 있다. 나이키와 아디다스의 올해 3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간 대비 55% 신장했다.
김대원 롯데백화점 대구점 라이프스타일 팀장은 "최근 런닝화 뿐아니라 관련 용품에 대한 수요도 같이 증가하면서 런닝 시장이 급격하게 증가하고 있다. 이에 맞는 다양한
MD와 상품을 선보이기 위해 노력 중이다"고 말했다.
올해 3분기 신세계 백화점에서는 전년 동기 대비 아디다스와 뉴발란스가 각각 72%, 38%씩 매출이 올랐다. 현대백화점도 같은 기간 스포츠 관련 매출이 10% 가량 신장했다.
업계 관계자는 "러닝이 1천만 인구의 생활 스포츠로 자리잡으면서 관련 시장이 더욱 확대될 것"이라며 "올 가을 스포츠웨어 시장의 경쟁이 한층 치열해질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러닝화 리셀에 계급도까지
러닝 시장이 가파르게 성장하면서 러닝화 수요가 급증하자 급기야 '러닝화 계급도'까지 등장했다.
20만원을 호가하는 고성능 러닝화(카본화)가 등장하더니 품귀 현상마저 생겨나고 있다. 일부 모델은 발매가의 2배가 넘는 가격에 재판매 되는 등의 되팔이(리셀링) 현상까지 일어나고 있다.
실제로 지난 20일 리셀 플랫폼 크림에서 나이키 에어 줌 알파플라이 넥스트% 2 프로토(280㎜) 제품이 56만4천원에 거래됐다. 발매가(32만9천원) 대비 23만5천원 더 비싸게 판매된 셈이다.
콜라보 제품 리셀 열기는 더 뜨겁다. 온 러닝 x 포스트 아카이브 팩션(파프) 클라우드몬스터 2 문더스트 초크(280㎜)는 지난 23일 68만5천원에 거래됐다. 이는 발매가(27만9천원) 두배가 넘는 가격이다.
치솟는 가격에도 불구하고 러닝화 인기는 '계급도'가 만들어질 정도로 좀처럼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 다나와가 러닝 블로그를 운영하는 인플루언서 '멸치'의 자문을 받아 계급도를 만들었다.
계급도는 최상급 레이싱화로 구성한 '월드클래스'부터 입문자를 위한 '입문용'으로 구성했다. 월드클래스로 분류된 아디다스의 아디제로 아디오스 프로 에보1 모델은 발매가가 59만9천원에 이른다. 높은 발매가에도 큰 인기를 누리고 있다 보니, 지난 13일 75만5천원(275㎜)에 거래됐다.
다나와 관계자는 "선택의 폭이 다양해지면서 일반 러너도 자신에게 알맞은 러닝화를 찾기 위해 고민하게 된다"며 "이를 돕기 위해 2024년 러닝화 계급도를 제작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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