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오후 11시 30분에 방송되는 MBN '소나무'에서는 서로의 버팀목이 되어주며 고단한 인생길을 함께 걷는 형제의 이야기를 전한다. 전북특별자치도 정읍시, 태어날 때부터 지체 장애를 안고 살아온 두 사람은 어머니를 향한 그리움을 함께 나누며 고단한 날들을 버틴다.
이슬이 내려앉은 아침, 동생 창덕(52) 씨는 양쪽에 목발을 짚고 다리 근력을 기르기 위해 매일 30분씩 산책을 한다. 맑은 공기를 마시면 모든 잡생각이 사라지는 듯하다는 그가 운동을 마치고 들어선 낡은 시골집은 군데군데 깨지고 갈라진 벽에 임시방편으로 고쳐 쓴 흔적이 가득하다. 창덕 씨가 바닥에 앉아 버너로 간신히 부친 계란프라이와 잘게 자른 반찬을 쟁반에 담아 옆방으로 향한다. 그곳엔 유일한 가족, 형 성엽(71) 씨가 있다. 원폭 피해자인 아버지의 영향으로 소아마비를 앓은 형제는 30여 년 전, 나란히 지체 장애 진단을 받았다.
팔다리 마비 증세가 심해져 지금은 엄지손가락 힘만 겨우 남은 성엽 씨. 화장실에 가려고 엉덩이로 밀고 가다 앞으로 고꾸라져서 동생을 애타게 부르는 일도 잦다고 한다. 병원 치료를 받고 싶어도 외출을 도와줄 사람이 없다. 창덕 씨는 그런 형을 위해 식사를 챙기고 몸을 씻겨주는 등 온 힘을 다해 돌본다.
형제는 외롭고 쓸쓸해질 때마다 방 한편에 고이 간직해둔 부모님의 사진을 종종 꺼내보곤 한다. 4년 전 어머니가 돌아가셨을 때, 거동을 전혀 할 수 없었던 성엽 씨는 장례식에도 못 가고 혼자 방에서 울음을 삼켜야만 했다. 산 중턱에 있는 산소에 올라갈 수 없는 건 창덕 씨도 마찬가지다. 어머니가 사무치게 그리워지는 날엔 산 아래에서 산소 옆에 심은 목련 나무만 하염없이 바라보다 돌아왔다. 형제의 소원은 오직 하나, 남은 세월 아프지 않고 행복하게 사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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