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 집권 2기를 책임질 주요 인사들이 속속 드러나고 있는 가운데 신선하고 파격적이라는 평가와 함께 1기 때처럼 여전히 즉흥적이고 충성파 위주의 인사라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트럼프 당선인은 이달 6일(현지시간) 대선 승리를 확정한 때부터 3주도 되지 않아 새로운 행정부 내각과 백악관 주요 인선을 거의 마무리했다. 트럼프 1기 정부인 2016년 대선 이후와 비교해도 더 빠르게 내각 인사들이 발표되고 있다.
◆"멀리서 찾을 거 없다" 충성파 위주 인선
트럼프 집권 2기 인선 특징은 한마디로 '충성파'라는 단어로 요약된다. 이번 대선에서 전면에 내세운 캐치프레이즈 '미국 우선주의'(America First)와 '마가'(MAGA·Make America Great Again)를 강력하게 추진할 측근들을 전면에 배치한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트럼프 당선인의 즉흥적이고, 관례의 틀을 깬 '과격한' 정책 결정을 제어하고 보완하는 역할을 한 집권 1기 '어른들의 축'(axis of adults)은 사라지고, '초강경 보수' 대선 공약을 가감 없이 실현할 '예스맨' 위주로 인선한 것으로 평가된다.
자신에게 반기를 들었던 인사에 대해서는 공개적으로 배제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니키 헤일리 전 유엔대사와 마이크 폼페이오 전 국무장관, 제이미 다이먼 JP모건체이스 회장 등이 대표적이다.
트럼프 당선인이 인선에 시동을 건 것은 대선일 이틀 뒤인 지난 7일부터다. 대선캠프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을 지낸 수지 와일스(67)를 백악관 비서실장으로 내정한 것을 시작으로 주요 인선 발표가 줄줄이 이어졌다.
CNN 방송에 따르면 23일 기준으로 부통령 당선인인 JD 밴스(40) 오하이오주 상원의원을 포함해 트럼프 당선인이 지명을 완료한 2기 행정부 핵심 보직 후보자 및 내정자는 총 36명에 달한다.
◆'정부효율부' 막강 파워 일론 머스크
올해 대선 과정에서 최측근 중에 핵심으로 떠오른 일론 머스크(53) 테슬라 CEO와 인도계 출신 기업가이자 공화당 대선 경선 후보였던 비벡 라마스와미(39)는 차기 행정부에서 신설될 '정부효율부'의 공동 수장으로 낙점됐다. 다만 정부효율부가 내각 조직이 될지, 정부 자문기구로서 활동할지는 유동적인 상황이다.
트럼프 당선인은 또 법무부 장관에는 1차 탄핵심판 변호인 중 한 명인 팸 본디(59) 전 플로리다주 법무장관을, 보건복지부 장관에는 무소속 대선 후보에서 물러나 트럼프 지지를 선언한 로버트 케네디 주니어(70), 교육부 장관에 프로레슬링계 억만장자이자 집권 1기 중소기업청장을 지낸 린다 맥마흔(76) 정권 인수팀 공동위원장을, 환경보호청장(EPA)에 리 젤딘(44) 전 하원의원을 각각 지명했다.
또 공공의료보험서비스센터(CMS) 센터장에 유명 건강 프로그램 '닥터 오즈 쇼' 진행자 메멧 오즈(64) 박사, 공중보건서비스단(PHSCC) 단장 겸 의무총감에 재닛 네셰이와트 박사, 질병통제예방센터(CDC) 소장에 데이브 웰던 전 하원의원, 식품의약국(FDA) 국장에 마티 마카리 존스홉킨스대 외과 전문의를 발탁했다.
하지만 머스크의 영향력과 권한이 너무 커지는 것에 대해서는 이제 야당이 될 민주당 쪽에서의 비판이 거세다. 더욱이 첫 낙마 사례가 된 맷 게이츠 법무부장관 내정자에 이어 맥마흔 교육부 장관 내정자도 적절치 못한 WWE(월드레슬링엔터테인먼트) 영상(딸과 서로 뺨을 때리는 장면)으로 곤욕을 치르고 있다.
게다가 트럼프 2기 정권의 반짝 실세로 떠오른 머스크와 오랜 참모인 보리스 엡스타인과 내각 인선을 두고 '권력 암투'를 벌이고 있다는 보도까지 터져 나왔다.
◆평균 56세, 여성 36%, 플로리다·폭스뉴스 출신 多
트럼프 당선인의 자택이자 정권 인수팀이 꾸려져 있는 마러라고가 위치해 정권 탄생의 보금자리가 된 '플로리다 출신'이 많다. 루비오 국무장관 지명자와 왈츠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지명자가 플로리다주에서 선출된 현직 연방 상·하원의원이다.
와일스 백악관 비서실장 지명자는 플로리다 정치판에서 수십 년간 선거 컨설턴트로 활동해 왔고, 팸 본디 법무장관 지명자는 플로리다주 법무장관을 지냈다. 또 보수성향 언론의 대표주자이자, 주류 전국 매체 가운데 드물게 친트럼프 성향을 보여온 폭스뉴스도 트럼프 2기 행정부의 핵심 '인력 공급처' 중 하나가 됐다.
흑인은 장관 후보자 가운데 단 1명 발탁됐으며 대체로 백인 위주의 인선이 이뤄졌다. 30대부터 50대 사이의 비교적 '젊은' 인사가 적지 않게 중용된 것도 주목된다.
트럼프 2기 내각과 백악관의 장관급 인사 총 22명만 추리면 평균 나이 약 56세다. 트럼프 당선인(78세) 본인은 취임시점 연령 기준 역대 최고령 대통령으로 기록되게 됐지만 내각은 '노장청'(老壯靑)의 조화 속에 젊은피를 적극 수혈했다는 평가를 듣게 됐다.
전원 트럼프 당선인(78)보다 젊은 인물로 구성된 각료급 지명자 중 최고령은 76세인 맥마흔(교육장관)이다. 여성은 와일스 백악관 비서실장 지명자를 포함해 8명으로 각료급 22명 가운데 약 36%로 집계됐다.
각료급은 아니지만 대선 이후 발표된 트럼프 2기 주요 인사 중 최연소는 백악관 대변인으로 지명된 캐롤라인 레빗이다. 27세로 역대 최연소 백악관 대변인으로 기록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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